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포털 사이트에서 '신용카드'로 검색을 해보자.
검색 결과 중 카페 목록을 보면 카드를 발급해준다는 커뮤니티들이 줄줄이 뜬다. 고객들은 노골적으로 연회비 면제를 요구하고, 모집인들은 서로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곳에서 모집인을 골라 모집인의 메일로 발급 신청서에 들어갈 개인 신상정보를 보내면 카드 발급 절차가 끝난다. 발급 신청서에 들어갈 본인 서명까지도 모집인이 대신 해준다.
모집인은 카드사에서 확인 전화가 오면 모집 장소가 직장이라고 대답해달라고 한다. 현행법상 비대면 카드 모집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식으로 카드 회원을 모집한다면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로 카드를 발급받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주민등록번호에서 결제 은행 계좌까지 자신이 모집인에게 보낸 개인 정보가 어떻게 보관될지 어떻게 유통될지도 알 수 없다.
모집 질서도 엉망이 된다. 고객은 당연히 내야 할 연회비를 아까워하게 된다.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연회비 면제에 현금 경품까지 얹어서 카드를 발급해주던 카드 대란 이전의 모집질서가 재현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틈만 날 때마다 불법 모집을 엄단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음성적으로 행해지는 모든 불법 모집을 다 잡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런 식의 불법 모집은 음성적으로 행해지는 게 아니다. 비유하자면 대로변에서 현수막 걸고 하는 것과 같다.
A 카페의 한 모집인은 영업점이 대전에 있다. 그 모집인이 같은 날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의 고객들을 다 만나서 가입 신청서를 받을 수 있을까. 카드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충분히 이런 방식의 불법 모집을 잡아낼 수 있다.
정말 불법 모집을 못 잡는 것일까. 이 정도도 알지 못할 정도로 무능력한 감독당국이 금융산업 발전은 어떻게 논하는지 궁금하다. 또 자사의 모집인들이 이렇게까지 불법 모집을 벌이고 있는 데도 이를 막지 못하는 관리 감독 능력을 가진 카드사들에게 지급결제 시스템을 맡겨도 될까.
의지가 없는 것인지, 능력이 없는 것인지 금융당국이 자문해보길 바란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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