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2.0%로 15개월째 동결했다.
하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는 경제 성장률이 본 궤도를 회복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12일 한은은 정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3.25%포인트 내린 후 15개월째 묶여있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최근 국내 경기 회복 기조에도 남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제로 수준의 정책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8일 정례 회의에서 창설 이후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 1%를 11개월째 동결키로 했다.
다만 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한 발언을 연달아 내놓으며 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용이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많이 회복될 정도로 4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며 "경제성장률도 잠재 성장률 수준에 근접했고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을 웃돌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화정책에서 거시경제 변수 외에 국가경쟁력이나 기업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한은은 민간 부문의 자생력 회복을 기준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는데, 그동안 수출과 투자·소비 호조 속에서 부진했던 고용도 개선되는 등 민간 부문이 빠르게 살아나며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성숙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고용시장의 경우 4월 취업자가 56개월 만에 최대치인 40만1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8%로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하는 등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또 한은은 그동안 기준금리 동결 이유로 국제공조를 강조했지만 최근 국내 경제가 대외 변수와 다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함께 금통위도 해외 불안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금리 동결 배경을 발표했다.
아울러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전달까지 13개월 동안 사용했던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문구에서 '당분간'이란 단어를 삭제했다.
김 총재는 이에 대해 "언젠가는 빼야 하는 상황이었고, 상당히 많은 경제 변수가 회복 추세에 있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당장 행동(기준금리 인상)을 하기는 어려우며, 국내외 경제동향과 모든 변수의 변화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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