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주요 업종별 단체는 30일 경총회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정 중지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경총을 비롯해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대한건설협회 등이 참여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우리 산업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것"이라며 "개정안은 도급이라는 민법상 계약의 실체를 부정하고, 계약 당사자가 아닌 원청을 노사 관계의 당사자로 끌어들여 쟁의 행위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로 다단계 협업 체계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 행위가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쟁의 개념 확대와 손해배상 책임 제한은 산업 현장에 '파업 만능주의'를 만연시킬 것"이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금도 산업 현장은 강성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출입 방해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의 투자 결정,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고도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 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어 산업 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조선의 장점은 신뢰성과 안정성"이라면서 "현재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노조법으로 생산이 불안정해지면 한국 조선업의 신뢰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도 "자동차 산업은 매년 노사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며 "1만개 이상의 하청업체 중 한 곳이라도 파업해 부품이 하나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지금이라도 국회는 노조법 개정안 심의를 중지해야 한다"며 "부디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 법안이 가져올 산업 현장의 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해 주길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그럼에도 개정안이 통과되고 6개월 유예기간 동안 조율이 되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헌법소원까지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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