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기업이 양적 성장과 더불어 '브랜드파워' 극대화에 힘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7일 중국이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브랜드파워가 구글·코카콜라·애플 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8.7% 성장했다. GDP 규모 세계 3위, 외환보유고 1위, 국방비 지출 2위 등 중국은 이미 하드파워 영역에서 미국과 세계 선두를 다투고 있다. 여기에 얼마전 개막한 상하이 엑스포에서는 중국의 발전하는 경제력·기술력을 전세계에 과시함으로써 '차이나 파워'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지난 4월 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Global top 100)`에 차이나모바일(8위)를 비롯, 중국은행(24위)·건설은행(27위)·페트로차이나(51위) 및 바이두(75위) 등 총 7개 중국기업이 순위권에 진입했다.2006년 차이나모바일이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들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포브스는 그러나 순위권 진입 중국 기업을 살펴보면 중국의 브랜드파워가 아직 많이 약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선정된 중국 기업이 은행, 석유화학 등 금융·에너지 분야의 국영기업에 치우쳐 있기때문이다.
중국은행·건설은행·차이나모바일 등은 현재 중국 정부의 탄탄한 자본력과 13억 인구의 소비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의 페트로차이나(Petro China)·시노펙(SINOPEC)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있어 몸집을 키우고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그러나 대다수 글로벌 톱 10 브랜드 기업을 살펴보면 상황이 다르다. 구글·IBM·애플·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및 도날드 등은 전부 IT기업이거나 혹은 식음료 등 소비재 분야의 기업들 뿐이다. 이들은 전 세계인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브랜드로, 그 가치가 몇 백억 달러에서 심지어 천 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한다.
물론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도 순위에 선정되었다. 하지만 바이두는 중국 13억 인구 안에 갇혀있는 ‘중국’ IT 기업일 뿐이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정부도 브랜드 파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세계적인 브랜드 국가’로 거듭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국무원에서는 중국 기업 1000개가 참여한 가운데 ‘차이나 브랜드 글로벌 선언’ 발표회를 열고, 중국의 저가·저질 이미지를 타파하는데 정부가 앞장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미국 CNN 등 해외 주요 언론에 ‘세계와 함께 만드는 메이드인차이나(Made in China. Made with the world)’ 콘셉트의 중국 이미지 개선 광고를 냈다. 이를 통해 중국산 제품의 높은 품질을 전 세계에 알려 브랜드 파워를 강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 IT·식품·가전제품 분야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최대 TV제조업체 TCL, 세계적인 PC제조업체 레노보, 중국 내 연속 8년 매출액 1위 하이얼(Haier), 세계적인 맥주제조회사 칭다오(靑島)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중국 기업들도 가격경쟁력 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갖추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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