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고대 이스라엘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져 있다는 문장이다. 지혜를 의미하는 단어가 된 ‘솔로몬’이 궁중 세공인에게 일러서 이 글귀를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 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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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지성 차장 | ||
세공인은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정작 거기에 새길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 끝에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이때 솔로몬이 일러준 말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였다는 것이다. 이 문장은 후에 아브라함 링컨의 좌우명이 되기도 했다.
우리 기업의 맷집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 세졌다. 주력업종인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 가전 등은 일부 글로벌 챔피언이 됐거나 정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것은 수출주도형인 우리 경제에서 무역수지가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5월 한국의 무역수지는 43.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 수출액은 398.8억 달러를 기록해 조업일수가 2.5일 많았던 4월의 394.3억 달러를 상회했다. 일평균 수출도 18.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호실적의 배경은 일단 글로벌 경기의 빠른 회복과 원/달러 환율 상승 덕분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 기업들이 1997년 외환위기와 2006년 이후 지속된 원화상승의 ‘힘겨운 시기’를 앞서 겪으면서, 위기에서 살아남는 생존 경쟁력을 키워왔기에 가능했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은 신흥시장 개척으로 안정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품질경쟁력을 높이면서 위기에 대응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태환 수석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커졌다”고 최근 한국 수출의 선전요인을 분석했다.
실제로 2005~2009년 사이 신흥국의 총수입액에서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67%로, 2000~2004년의 4.22%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한국 수출이 상반기 높은 신장세가 마무리된 후에도 완만한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기업들은 ‘축포’를 쏘아 올려야 할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현재 진행형이고, 전열을 가다듬은 일본 기업들의 추격도 경계 대상이다.
다윗왕이 필요로 했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둬 환호할 때 교만하지 않게"하기 위한 ‘글귀’가 우리 기업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이다.
솔로몬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16세기 중동에 또 한 명의 솔로몬이 있었다. 그는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최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10대 술탄인 술레이만 1세이다. 술레이만은 솔로몬의 오스만투르크식 발음이다.
술레이만 1세는 재위기간 중 13번째 원정에서 헝가리의 시게르바트 성의 점령을 바로 앞에 두고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쓰여 진 그의 일기장에는 이런 말이 남아있다. “요새는 저렇게 불타고 있는데, 승리의 북소리는 아직도 들리지 않는구나”.
이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 우리 기업들에게도 ‘승리의 북소리’는 아직 요원하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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