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만 변화를 겪는 것이 아니다. 금융 빅뱅으로 지방은행의 판도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매각으로 경남·광주은행의 분리 매각 가능성이 커졌으며, 이를 인수해 지역금융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지방은행들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민영화의 새 대안으로 산하 계열사를 쪼개 분리 매각하는 방법이 떠오르고 있다.
분리되는 계열사로 가장 유력한 것은 경남,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이다. 우리금융으로서는 이들 은행을 팔아 몸집을 줄일 수 있고 최소 2조5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 안이 현실화할 경우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은 부산·대구 등 지방은행들이다.
이들 은행은 경남은행을 인수해 지역 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벌써부터 인수 채비를 차리고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부산은행은 이르면 이달 셋째주께 경남은행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구체적인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부산은행의 자산 규모는 1분기 말 현재 32조5000억원으로, 경남은행을 합칠 경우 50조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부산은행 측은 합병 시너지로 이른 시일 내에 자산 규모가 7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행은 BS투자증권사 등 자회사를 갖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사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부산은행 고위 관계자는 "부산에는 자동차, 조선업계가 자리 잡고 있어 금융수요가 끊이질 않지만 지금까지 대형은행이 없어 임자 없는 빈산과 같았다"며 "경남은행을 인수해 지역내 대형 금융지주사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대구은행도 경남은행 인수를 통한 지방은행 간 공동금융지주사 설립안 등을 구체적으로 세워놨다.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뿐 아니라 광주·전북·부산은행 등 지방은행 간 공동금융지주사 설립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서정원 대구은행 부행장은 "경남은행을 한 지주사로 포함시킬 수 있다면 큰 리스크 없이 은행을 대형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경남은행은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아직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안을 확정짓지 못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발언할 권한은 없다고 본다"며 "아직까지 부산이나 대구은행으로부터 직접적인 러브콜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은행은 마땅한 인수자가 없을 것으로 보여 분리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
공적자금위원회 관계자는 "자회사 분리매각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지방은행 매각은 시장의 수요가 있는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주주 인수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또한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시민주주 인수안이 납입자본금을 2400억원을 잡았으나 광주은행은 이미 2007년과 2008년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며 "광주은행의 자산가치가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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