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주식형펀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나 녹색성장펀드는 삼성전자를 집중 편입하면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수익률도 국내 주식펀드 평균보다 4배 이상 높다.
1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20개 녹색성장펀드는 연초이후 모두 146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입시켰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펀드(1375개)가 3조7710억원 유출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녹색펀드는 6개월 수익률도 11일 기준 7.26%에 달했다. 국내주식펀드 평균인 1.88%보다 4배 이상 높다.
◆녹색펀드가 품은 진주 '삼성전자'
국내형 녹색펀드가 조용하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가 그 비결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에 상관 없이 분류한 녹색펀드 16개중 2개 상품을 제외한 14개가 삼성전자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편입·운용되고 있다.
'산은그린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가 14.98%로 가장 큰 비중으로 운용되고 있고, '한화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운용]'(14.68%), '한국투자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14.53%) 등 14% 넘게 편입하고 있는 상품만 7개이다.
결국, 녹색성장 기업에 투자한다는 본 의미보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편입 효과로 투자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지난해 향후 5년간 녹색경영에 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녹색관련 종목으로서 자리매김을 확고히 했다.
실제 비슷한 시기 설정된 해외형 녹색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697억원이 유출됐다. 이들은 녹색경영으로 유명한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편입하고 있다.
녹색펀드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으로 삼성전자도 연초 대비 -6%로 부진한 가운데 녹색펀드는 1.49%로 시장평균 -1.00%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현대차, LG화학 등 대형 우량주를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성장펀드 향후 전망은
전문가들은 녹색펀드 대부분이 대형 우량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했지만, 향후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녹색성장펀드로 판매되고 있는 펀드들의 구성종목을 보면 녹색관련 펀드로 구분하기 모호한 점이 없지 않다"며 "그러나 당국을 비롯한 글로벌 정부가 녹색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편입된 종목을 유심히 살피고, 단기성과를 기대하기보단 장기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을 조언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녹색관련 기업들은 세제혜택 등 정부의 지원이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녹색성장펀드 투자시에는 대형주 외 세부 편입된 중소형 녹색성장주가 어떤 종목인지, 얼마나 편입돼 있는지를 꼼꼼이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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