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빅4가 '슈퍼호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저렴한 선가로 활용, 이들 선사를 따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운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황규호 사장의 경영적 판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올해 10척 발주…업계 1위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현대중공업과 초대형 벌크선(VLOC) 4척 대한 발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SK해운은 지난달에만 중국 저장정허조선(浙江正和造船)과 다롄선박중공업(DSIC)에 각각 2척의 벌크선 발주하는 등 4척의 신조선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SK해운은 올해에만 10척의 신조선을 발주했다. 이 기간 동안 한진해운과 대한해운은 한 척의 선박도 발주하지 않았다. 현대상선은 4척에 그쳤다.
SK해운이 신조선 발주에 적극 나서는 것은 낮은 선가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 선가는 최고점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그룹 물량 외에도 한국남부발전, 한국가스공사 등 대형 화주들의 물량을 확보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SK해운은 사선(자사 보유선박) 29척을 포함, 70여척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12년 총 7척의 선박을 인도받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최근 대규모 발주에 나서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며 "국내 선사 중에서는 단연 SK해운의 행보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해운업 베테랑' 황규호
SK해운의 과감한 변신은 황규호 사장이 지난 2008년 부임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황 사장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황 사장은 1992~2003년 SK해운 재직하는 동안 기획부장, 벌크선 영업본부장, 벌크선 영업 담당 상무, 벙커링 영업담당 상무 등을 역임한 해운업 베테랑이다.
이런 황 사장이 그룹 비서실장을 거쳐 친정에 복귀하면서 SK에너지ㆍSK가스 등 그룹 물량만을 주로 운송하던 SK해운의 사업구조에 '메스'를 가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대형선사 관계자는 "비록 SK해운이 지난해 한국동서발전 입찰 과정에서 다른 선사들과 마찰을 빚은 적도 있지만, 황 사장은 국내 선사 수장들 가운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CEO인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황 사장의 이력이 국제 경제 흐름과 경기 변화에 민감한 업종 특성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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