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부동산 시장을 살릴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올 들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 하락세가 꺾이지 않자 곳곳에선 이 같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달 20일 청와대 경제금융점검회의를 열고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과 윤증현 재정부 장관, 정종환 국토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상향 조정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부처 간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론 도출에는 실패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및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DTI를 5~10%p 상향 조정하면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을 옮길 기회가 막힌 실수요층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면서도 거래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재정부와 금융위는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DTI 상향 조정은 가계 부실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거래 활성화 대책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시장에는 실망한 표정이 역력하다. 집값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입주물량이 몰린 일부 지역에선 역전세난까지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책 발표 등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부가 DTI 상향 조정에만 목을 메는 것은 시장에 대한 판단 오류라고 지적한다. 지금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대출 규제 완화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게 골자다. 추가적인 집값 하락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과 정책에 대한 불신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구 구조, 경기 상황, 주택 수급, 세금 부담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DTI 상향 조정이 얼만큼의 실효성을 거둘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방안은 배제된 채 수도권 지역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의 경우에는 대출제약 때문에 집을 구입하지 못한다기 보단 초과 공급에 따른 거래경색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정부가 DTI 카드만 만지작 거리는 사이, 시장에는 더욱 거센 한파가 몰아칠 게 분명하다. 수도권과 지방 등 각 지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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