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무단전재 배포금지“유럽금융위기가 지금은 많이 진정이 됐지만 아직 끝난 상태는 아니다. 상당기간 진통을 겪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제경영원 제1기 미래창조혁신 최고위과정에서 강의하고 있는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지난 7월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기관인 국제경영원의 제1기 미래창조혁신 최고위과정 강의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최 자문위원은 세계 금융시장이 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저성장의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달러 중심의 현 글로벌 금유체계에서 미국이 달러를 충분히 공급하게 되면 미국의 적자가 늘고, 결국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딜레마에 주목했다.
자연스럽게 현재 불씨가 남아있는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도 미국에서 시작한 것이 유럽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식됐다.
최 자문위원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금융의 3대 축은 미국, 유럽, 아시아이다. 이 중두 개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인데, 이 상황을 아시아가 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의 수출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유동성 위기가 원만하게 처리 안 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취약한 상황에 있는 기축통화, 즉 달러가 언제까지 글로벌 금융체제의 중심으로 견뎌낼 수 있을 지를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이다.
유럽은 미국에, 보다 정확히는 달러 중심의 경제에 대항하기 위해 통합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통합과정에서 유럽 각국의 은행간 대출이 적지 않은데, 대부분 독일과 프랑스에서 다른 유럽 국가 은행들에게 돌을 빌려줬거나, 신용을 빌려줬다.
이들 국가가 다른 유럽 국가에 돈을 빌려주고 여기서 확보된 유동성을 기반으로 제품을 팔았다.
그런데 정치적 통합이 안 돼 있는 유럽에서 환율 조정이 국가별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전 유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은행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와 직결돼 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은 오히려 개별은행이나 재벌기업 차원의 부도 위험은 낮아지는데, 국가 부도 위험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 자문위원은 “전체적으로 유럽 은행들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유럽시스템이 미국 경제에 대항하기 위해 통합을 했고, 재미를 많이 봤지만 정치적 통합 없이 시간이 지나니 위기가 왔다”면서 “이 사태에 대해 조심스런 접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일본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부채는 95%를 자국민이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이 돈을 빌려 온 것과 대조된다. 그래서 일본 역시 200조가 넘는 부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엔화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즉 달러가 불안해지면 상대적으로 엔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펀드멘탈이 좋아서 올라가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의 대항마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이제 직시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시장의 고민이다. 최 자문위원은 “한국의 경우 충격자체가 현실화되지 전에 선제 대응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이 빨랐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부동산을 필두로 하는 자산가격의 상승 여력이 제한 된 유럽발 금융위기가 터진다면, 전처럼 경기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최 자문위원은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면서 “어느 정도 자산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위험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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