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 양측이 그동안 단절됐던 대화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미 정부는 일단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을 위한 것이지, 북한에 따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4일(현지시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에 대해 "개인적 차원의 인도적 노력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을 논의함으로써 곰즈의 귀환 전망을 위태롭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확인을 거부했다. 그는 특히 카터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구나 미국은 지난 7개월 동안 곰즈 억류 문제로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하면서 곰즈 석방 이후에도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재차 밝혀왔다. 따라서 외교가에서는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 활동으로 북미 관계가 해빙모드로 전환되기는 역부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변수도 적지 않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상징성과 대북 외교에 관심이 많은 카터의 개인적 캐릭터가 맞물려 천안함 사건 이후 대결 국면인 북미관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특히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탈퇴하고,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김일성 전 주석과 회담을 가진 뒤 북한으로부터 핵사찰을 수용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바 있다.
때문에 카터 전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곰즈의 석방뿐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해내면 북미 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FPIP) 소장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결과를 낙관적으로 본다"며 "이번 방북은 북 미양자 현안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1994년 김일성 주석과 면담한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며, 북한은 카터의 방북을 보다 강력한 제안을 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위크 인터넷판도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북한의 천안함 사건 이후 불편해진 세계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행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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