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예산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5일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내년도 예산은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린 친서민.복지예산이라고 강조하면서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특히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해서는 홍수 예방이나 식수원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원안 처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은 사실상 '4대강 예산'이라면서 이를 대거 삭감해 복지, 교육, 일자리 등 민생예산으로 돌려야 한다며 맞섰다. 한나라당이 4대강 예산을 밀어붙일 경우 국민투표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법정기한 내 예산처리를 합의한 만큼 지난 8년 연속 파행기록을 깨는 예산심의가 되도록 야당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내년도 예산에 대해 야당이 '4대강 예산'이라며 공세를 펴는 점을 감안한 듯 "2011년도 예산안은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린 친서민·복지예산"이라며 "공정사회 실현이라는 정부의 국정기조를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12월2일 법정시한은 지키기 어렵겠지만 절대로 12월15일 이상은 넘기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4대강 사업은 작년 여야 합의로 예산이 편성돼 사업이 진행 중인데 작년에는 예산에 합의하고 지금은 안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면서 "사업이 절반 진행됐음에도 취소·연기하자는데 (과거) 경부고속도로나 인천공항 사업은 반대 속에 진행됐지만 성공했다"고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야당은 4대강 사업이 생명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하는데 야당 주장대로라면 4대강 사업이 끝나자마자 곧 드러날 것"이라며 "4대강 사업만큼은 어떤 다른 사항과 결부지어 협상·타협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한구 의원은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예산에 대해 떠들면서도 자기들이 원하는 예산을 해주면 모른 척 넘어가는 그런 자세를 야당이 안 가져야 뭔가 고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을 `4대강 예산'으로 규정하고 불요불급한 토목 예산을 민생으로 돌리기 위한 전방위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국회 4대강 검증특위 구성은 한나라당의 거부로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대신 `4대강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춘석 대변인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이 4대강 검증특위 시한인데 한나라당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필요하다면 4대강 사업을 국민투표에 붙이거나,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의 불법·편법 의혹을 집중 부각하며 예산안 심의의 잣대로 삼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국감을 통해 4대강 사업의 부당성과 민간인 불법사찰, 반서민 정책을 파헤쳤다"며 "예산국회에서 서민.복지예산을 늘리고 불필요한 4대강 공사 예산은 막고 국가부채 급등을 파헤치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정부의 국회 시정연설을 김황식 총리가 대독한 것을 문제 삼으며 김 총리를 '4대강 총리'로 몰아붙였다.
그는 "내년 정부 예산은 4대강 예산이고, 4대강 예산은 곧 대통령 예산"이라며 "그런데 왜 대통령이 직접 와서 말씀하지 않고 총리를 대독시키는가. 4대강 사업에 엄청난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 서민 생활을 돌보지 않는데 대해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새 총리에게 4대강 예산을 밀어붙이도록 하는 것 같다"며 "새 총리의 노인 복지에 대한 시각부터 4대강의 앞잡이가 되기로 작심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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