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성공경영> 원나라의 멸망과 同根相戰..그리고 신한금융의 비극

(아주경제 박정규 상무) 주원장은 1368년 원나라를 멸망시키고 명나라를 건립했다. 그러나 원나라가 무너지게 된 이면에는 원나라 수뇌부의 분란이 큰 요소로 작용했다.

원나라 말기였던 1351년 유복통(劉福通)은 하남 영천에서 농민 봉기를 일으킨다. 이 즈음 원나라 통치에 신음하고 있던 한족의 민심을 기반으로 한 세력들이 줄줄이 붉은 깃발을 들고 반란을 일으켰다. 서수휘는 호북 나전에서, 지마리는 강소 서주에서, 곽자흥은 안휘 호주에서, 명옥진은 호북 수주에서 각각 병사를 일으키고 세력을 넓혀갔다.
 
이들 가운데 유복통은 불과 5년 만에 황하 이남을 평정하고 한림아(韓林兒)을 황제로 옹립한 후 북쪽으로 진격을 거듭한다.
 
안휘에서 군사를 일으킨 곽자흥이 사망하자 자리를 계승한 주원장은 병력이 2만~3만에 불과했다. 주원장은 장강을 건너 남경을 함락시킨 후 남진을 거듭, 절강 감화, 구주지역을 차지하게 됐다.
 
당초 원나라 정권에 봉기를 일으킨 세력 가운데는 유복통의 군사가 가장 막강했다. 100만대군이라 불릴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지만 원나라의 장수 ‘차칸테무르’와 마주치게 된다.
 
평민 출신으로 일개 포의(병사)에 불과했던 차칸테무르는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의병을 일으켜 하남, 섬서, 산서, 장안 등을 잇따라 함락시킨다. 이후 북방에서 유복통의 부대와 전투를 벌인다. 결국 유복통은 하남 전투에서 패해 남으로 도망친다.
 
차칸테무르는 다시 군대를 몰고 동쪽으로 이동, 파죽지세로 산동 동창, 제녕, 제남을 함락시킨다. 백만의 홍건군이 평정되기에 이르렀고, 차칸테무르는 중서평장정사(부재상)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이제 남은 일은 남방을 평정하는 일이었다.
 
한편 원나라의 귀족 출신인 ‘볼로드테무르’는 평민 출신이 자신의 지위를 뛰어넘어 부재상에까지 오른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볼로드테무르의 군대는 반란군보다는 산서, 하북에서 차칸테무르의 군대와 빈번하게 충돌하기에 이르렀다.
 
원나라의 군사들이 내분을 거듭하는 동안 주원장은 세력을 확장했고, 결국 원나라를 멸망시키고 명나라를 세우게 됐던 것이다.
 
'실력주의’를 토대로 파죽지세의 성장을 거듭, 100년 역사의 조흥은행까지 삼켜 ‘고래 삼킨 새우’라는 평가를 들어왔던 신한금융그룹의 내분은 원나라 말기의 동근상전(同根相戰 같은 뿌리끼리 전투를 벌임)을 답습하는 것만 같다.
 
수면으로 가라앉은 것 같았던 ‘박연차 게이트’에 대해 지난 4월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지난 7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을 다시 제기하자 라응찬 회장 측은 배후로 신상훈 사장을 지목했다.
 
라회장 측이 9월초 신 시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신한금융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으며,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이 동반 퇴진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신한금융 내홍 파장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 만큼 불투명하다. 신한금융의 향후 행로가 어떻게 전개되든 금융기관의 신뢰가 추락할대로 추락한 것이 향후 도약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한금융 파문은 조직이 성장할수록 경영진과 임직원들 간의 결속과 신뢰가 중요해진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삼성그룹의 대지진을 초래했던 김용철 변호사 파장 역시 개인의 성향에다 김변호사와 경영진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들어 검찰 수사가 이어져 온 한화그룹, C&그룹, 태광그룹도 내부 제보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느 기업의 경우 ‘써먹고 버리는 카드’ 로 임원들을 관리하는 최고경영자의 경영 행태를 척결해야 한다며 검찰에 제보했다는 소문도 있다.
 
'성장할수록 신의로 결속하라!’
 
600년 전 원나라의 멸망은 오늘날 기업 경영에도 반드시 새겨야 할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교훈이 되고 있다. /sky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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