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한때 젊은이들에게 ‘해외 자전거 여행’ 붐을 일으킨 ‘아메리카 로드’의 작가 차백성이 이번에는 ‘재팬 로드’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전거 여행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올해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재팬 로드’가 잡은 테마는‘일본 속에 남아 있는 우리 역사의 흔적’이다. 하지만 지리·풍물·사건·인물·만남 등 다양한 콘텐츠도 함께 숨을 쉰다.
책에 따르면 일본은 자전거 여행자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사회간접시설이 잘 발달돼 있다. 때문에 어디를 가든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더없이 편리하고 안전하다. 또한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나라라고 소개한다. 시골구석에 있는 화장실도 방금 청소한 듯 깨끗하고, 늘 여분의 화장지가 비치돼 있다.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더 없는 천국인 셈이다.
작가는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의미 있는 자전거 여행을 위한 다양한 라이딩 코스도 안내한다.
가장 먼저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외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쓰시마(대마도)를 추천했다. 쓰시마를 돌며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흔적을 더듬는가 하면, 쓰시마에서 재현한 한류의 원조 ‘아리랑 마쓰리’ 행사에 자전거 여행자로 참여해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경험을 담았다.
전쟁의 상처를 지닌 평화의 섬 오키나와를 찾은 경험담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밖에 조선시대 일본에 파견된 조선통신사의 루트를 따라 첫 기항지인 시모노세키를 시작으로 에도(도쿄의 옛 이름)까지 옛 조상들의 발길을 따라 페달을 밟으며 얼룩진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새롭게 그려가야 할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작가는 잊지 않았다.
쓰시마와 규슈, 오키나와와 시코쿠, 혼슈와 홋카이도까지, 라이더들이 꿈꾸는 재팬 로드 5000km를 달리고 돌아온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아직 해보지 않은 일이 있는가. 꼭 자전거가 아니면 어떤가. 떠나라. 그리고 후회 없이 도전하라. 도전하는 한, 내 인생은 여전히 청춘이다.”
꿈을 쫒아 이른 나이에 회사를 떠나 두 바퀴로 인생 후반전을 만들어가고 있는 작가는 지금까지의 자신이 낸 책을 통해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며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용기가 ‘늙음을 거부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번 책도 확연한 그의 외침을 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