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부실한 재무구조를 일시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유상증자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계획을 철회하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ㆍ코스닥 상장법인 유상증자 공시는 8월 27건과 9월 32건, 10월 40건, 11월 44건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해당 기업 주가는 대체로 하락했다.
전날 5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원익 주가는 이날 12% 이상 하락했다.
배명금속은 전달 19일 21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후성도 같은 시기 19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가 다음날 12% 이상 내렸다. 이 회사는 이달 3일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중국원양자원도 전달 5일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가 연이틀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 또한 유상증자를 취소했지만 전달 초 1만2000원을 넘었던 주가는 여전히 9000원을 밑돌고 있다.
이밖에 케이비물산과 엠텍비전, 차바이오앤 등도 유상증자 공시 이후 주가가 내렸다.
상장법인이 자금유치를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지만 보통 주가희석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증권가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말 결산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실시하는 유상증자 발표는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한계기업이 일시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실시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맥스브로는 전달 2일 25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 기존 발행주식 7850만주 대비 3배 이상 규모다.
맥스브로 또한 전달 23일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이 회사는 10월에도 유상증자에 실패한 바 있다.
맥스브로는 작년 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 3분기 영업손실은 19억원으로 작년 같은 때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순손실은 18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3월 이 회사는 기업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사명을 베리앤모어에서 현재 이름인 맥스브로로 바꿨다.
기존 유상증자 공시 내용을 변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이디엔은 전달 9일 9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구주주 배정 이후 일반공모를 통해 발생된 실권주를 미발행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비해 전날 정정공시에서는 실권주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처리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청호전자통신도 정정공시를 통해 유상증자를 통한 운영자금 확보 규모를 64억9151만원에서 65억9151만원로 1억원 더 늘렸다.
이밖에도 유상증자 관련 정정공시는 전달에만 51건에 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결정 이후 성공하는 기업은 한 달에 5개사 내외”라며 “상당수 코스닥 상장법인은 실적부진을 자본확충으로 메우려는 사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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