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 소유인 시스템통합(SI)업체 한화에스앤씨(S&C)가 주요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1년 만에 2배 가까이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S&C에 대한 매출기여도가 가장 높은 계열사는 한화건설과 한화케미칼이다. 두 회사 모두 2009년 대비 작년 또는 올해 내부거래 규모를 95% 이상 늘렸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S&C는 작년 한화건설을 상대로 상품·용역을 매도해 매출 642억원을 올렸다.
분기별 매출은 전달 31일 한화건설에서 제출한 계열사와 상품ㆍ용역거래 공시를 기준으로 1분기와 2분기 각각 132억원씩, 3분기 193억원, 4분기 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화S&C가 2009년 한화건설로부터 올린 매출 326억원 대비 96.93% 증가한 수치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한화S&C로부터 742억원어치 상품·용역을 사들일 계획이다. 2009년 379억원보다 95.77% 늘었다.
2001년 신설돼 한화그룹으로 계열편입된 한화S&C는 김 회장 세 아들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분은 장남 김동관씨 50%와 차남 김동원씨 25%, 삼남 김동선씨 25% 순으로 많다.
한화S&C는 2009년 매출 3608억원 가운데 54.29%를 32개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개 계열사는 같은 시기 적자를 냈다.
한화S&C에 대한 매출 기여도는 한화케미칼(379억원)과 한화건설(326억원), 대한생명(268억원), 한화손보(192억원), 한화(149억원), 한화증권(140억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113억원), 한화엘앤씨(103억원), 한화테크엠(81억원), 한화갤러리아(80억원) 순으로 높았다.
순이익에서 한화S&C로부터 매입액 비중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434.59%에 달했다. 대생보험심사(110.31%)도 순이익보다 매입액이 많았다.
이어 한화갤러리아(64.52%)와 한화건설(42.44%), 한화폴리드리머(29.60%), 한화투신(23.25%), 한화증권(19.71%), 한화케미칼(11.06%), 한화타임월드(9.19%), 대한생명(6.41%) 순이다.
한화S&C가 최대주주인 한컴도 2009년 매출 62.24%를 주요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한화그룹 광고대행을 전담하는 한컴 최대주주는 한화S&C로 69.8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 부인 서영민씨가 나머지 30.13% 지분을 가진 2대주주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 아들 소유인 한화S&C가 내부거래를 늘리는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그룹 상당수는 2000년을 전후로 오너나 자녀 소유 IT 회사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경영권 강화 또는 승계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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