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중앙정부 재정수입은 총 7조7390위안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증치세(=부가세)가 14.8%, 소비세가 27.5%, 영업세가 23.8%씩 각각 증가했고 소득세 수입도 20.4% 늘었다. 국고가 당초 계획보다 크게 불어났다.
특히 정부가 토지사용권을 팔아 챙긴 수입은 2조7천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무려 70.4%나 급증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가운데서도 정부의 ‘땅 장사’는 계속됐다는 뜻이다.
7조7천억 가량의 재정수입은 그러나 국고에 불과하다. 각종 기금(양로기금=국민연금 등)과 교육비 부가세 등으로 다시 1조1256억 위안이 갹출됐다. 여기에다 각급 지방정부가 거둬들인 세수는 중앙정부의 재정수입을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요 속의 빈곤’ 이랄까. 정부의 재정수입 가운데 민생에 쓰인 지출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물가고에다 높은 주택가격 등으로 보통 사람들의 의식주와 기본 생활 수준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의 재정규모가 증가하면 민생부문 지출도 늘었을 법한데 그렇지 못했다. 또 개인소득세 면세점을 높여야 한다는 각계의 주장 속에서도 소득세 수입이 20%이상 증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부가 저소득층 생활 개선을 위해 각종 지출을 늘려온 것은 사실이지만 세수 증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민생 향상에 쓰일 금고는 텅텅 비었다. 양로보험금은 수억 위안이 부족한 상태로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8억 농민의 양로보험금은 거의 제로(0)상태다.
중국 정부는 12·5 계획 기간에 국부보다는 민부를 키우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공언했다. 재정수입 증가가 민생부문에 대한 지출로 이어져야 서민 생활이 개선된다. 정부가 토지사용권 매각(出讓)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도 보장성 주택건설에 더 많이 투입돼야 한다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높다.
금년 3월 5일 개막될 양회(兩會: 전인대 및 정협회의)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공언한 민부의 실체가 어떤 모습을 드러낼지 서민들은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 = 이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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