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스트셀링 수입 SUV 혼다 CR-V |
그러나 2004년 혼다코리아가 3000만원대 엔트리급 수입차를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수입차 대중화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혼다는 그 해 중형 세단 어코드를 출시하고 2005년 CR-V, 2006년 시빅을 연이어 내놨다.
그 후 연 판매 2만대 수준이던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06년 4만대, 2007년 5만대, 2008년 6만대, 2010년 9만대를 돌파하며 올해 10만대 시대를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주말, 이 변화를 선도한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계의 스테디셀러 CR-V(내비 포함 사륜구동 모델, 3790만원)를 타 봤다. 이 모델은 출시 5년 4개월여 동안 1만4000여대가 판매됐다. 그리고 지난해 경쟁모델이 3~4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첫 인상은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점. 디자인, 성능, 편의사양 어느 것 하나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미 1만4000여대가 판매된 만큼 길에서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희소성도 없다.
하지만 이 무난함은 16여 년 동안 3세대에 걸쳐 전 세계에서 250만대가 넘게 팔린 대중차로서는 단점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장점이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
인테리어 모습 |
인테리어도 무난하다. 꼭 필요한 기능만 담은 센터페시아는 깔끔하다. 전통적인 조작 편의성에 신경썼다는 걸 알 수 있다. 고급스럽진 않지만 넓은 실내는 5명이 타도 넉넉하다. 디젤 SUV와 달리 조용하고 부드러운 것도 장점이다.
경쟁 모델은 라브4(도요타), 로그(닛산), 포레스터(스바루) 아웃랜더(미쓰비시) 등 3000만원대 동급 SUV. 이중 CR-V만의 차별화 된 특성은 자동 5단 변속기. 무단변속(CVT)을 채택한 로그보다는 다이내믹하고, 4단 변속기를 탑재한 라브4, 포레스터보다는 변속 충격이 적다.
연비(공인연비 10.0~10.4㎞/ℓ)나 힘(최대 170마력)에 있어서는 두드러지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다만 가격(3290만~3790만)은 이륜·사륜구동 모델 모두 상대적으로 100만~200만원 가량 비싸다.
가격만 놓고 보면 국산차 중에서도 싼타페(현대), 쏘렌토R(기아), 렉스턴(쌍용)을 경쟁 모델로 꼽을 수 있다.
여전히 2~3배 비싼 수리비와 상대적으로 적은 애프터서비스점(현재 전국 11개)은 수입 브랜드의 한계지만, 고장이 적은 일본차 특성과 수입차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국산차와 같은 선상에 놓고 고민해봐도 좋을 듯 싶다. 실제 2만6000여㎞를 뛴 시승차는 여전히 새 차 처럼 튼튼하고 잘 나갔다. 오래 편안하게 탈 SUV를 찾는 사람이라면 이 차가 제격일 듯 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