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초 발사한 통신위성이 정상 궤도에 올라가지 못하고 태평양에 추락한 데 이어 1일 쏘아 올린 군사위성도 정상궤도를 벗어나 ‘우주 쓰레기’가 될 운명에 처했다.
2일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 등은 1일 오후 5시(모스크바 시간)께 러시아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측지(測地)용 군사위성 ‘Geo-Ik-2’를 탑재한 로켓 발사체 ‘로콧’이 성공적으로 발사됐으나 위성을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데는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날 “우주군이 현재 (로켓 최상단의) 가속블록과 군사위성으로 보이는 2개의 물체를 추적하고 있다”며 “이 물체들은 계획했던 1000km 고도의 원형 궤도가 아닌 330km~1천km 고도의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 궤도를 벗어난 군사위성은 사실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 ‘우주 쓰레기’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또 다른 로켓-우주 분야 전문가가 현지 일간신문 ‘코메르산트’에 설명했다.
러시아 우주군은 이번 군사위성 발사를 통해 25년 전 중단했던 우주군사 측지 프로그램을 재개할 계획이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 국방부 우주군 산하에 구성된 특별 조사단이 발사 실패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뉴스전문채널 ‘로시야-24’는 우주 전문가를 인용, “발사 마지막 단계에서 위성을 본 궤도에 올려 놓는 가속블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잠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로켓 발사체의 1, 2단 추진블록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로켓 최상단 가속블록의 작동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군사위성 ‘Geo-Ik-2’와 로켓 발사체 ‘로콧’은 모두 흐루니체프 우주과학센터가 제작한 것이며 ‘로콧’ 발사는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됐었으나 기술적 이유로 연기됐었다.
이번 군사위성 발사 실패는 지난해 12월5일 러시아 자체 위성 위치정보시스템 ‘글로나스(GLONASS)’용 통신위성 발사가 실패로 끝난지 채 두 달이 안 된 시점에 발생했다.
당시 통신위성 3기를 싣고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로켓 발사체 ‘프로톤’이 역시 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해 위성들이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사고 조사 결과 통신위성의 궤도 진입 실패는 로켓 발사체 상단 가속블록의 연료를 기준 이상으로 과다 주입한 데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우주청은 통신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손실액이 25억루블(약 9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후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로켓-우주 분야 고위관료 2명을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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