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시아 개도국들의 2011년 경제전망이 흐리다. 태국 바트화(貨)에서 말레이시아 링깃화에 이르기까지 각국 통화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야말로 세계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복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경제에서 수출의 비중이 큰 아시아 개도국들의 통화가 상승하면 수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불리하다.
바트화는 2010년 11% 올라 일본 엔화에 이어 아시아 통화로는 두 번째로 강세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지금까지 링깃화는 0.4% 올라 동남아 통화들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아시아 통화는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달러화를 계속 풀면서 미국 달러화에 대해 한층 더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가 아시아 개도국들로 밀려들면서 이 지역의 식품,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지역 통화도 갈수록 강세를 띠어 가고 있다. 에에 대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은행 총재는 아시아 물가가 뛰는 것은 현지의 수요급등 때문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아시아 통화만 뛰는 것이 아니다. 브라질 헤알화는 2009년 초 이래 미국 달러화에 대해 35% 상승했다.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최근 기자들에게 “미국 친구들이 달러화를 녹이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헤알화가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통화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제통화를 전공하는 브루킹스연구소의 도메니코 롬바르디아 선임연구원은 헤알화보다 아시아 개도국 통화가 더 걱정스럽다고 말한다. 세계경제 회복을 주도하는 아시아의 통화가 추가 절상되면 올해 하반기 세계 GD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의 인플레이션도 세계경제 차원에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롬바르디아 연구원은 “중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상당폭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면 이는 중국의 성장 둔화뿐만 아니라 중국과 교역하는 여타 아시아 개도국들에게도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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