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엎질러진 물, 담을순 없지만 시도해볼만 하지 않는가"
얼마전 구제역 침출수로 자원화하는 과정을 시연하는 자리에서 기자가 느꼈던 소감이다.
구제역 매몰지에서 생겨난 침출수로 퇴비를 만들수 있다고 주장하는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 7일 경기도 이천의 한 돼지농가에서 직접 시연을 보였다.
침출수 자원화 과정은 침출수에 톱밥 등을 섞은 다음 폐사한 가축을 170℃에서 고온 멸균·건조, 파쇄공정을 거쳐 유기성 퇴비 원료를 배출한다.
고온으로 멸균·건조하는 초기 단계에서 풍기는 악취는 자연스레 코를 부여잡게 만들었다. 20여분이 지났을까, 폐사축의 악취는 유기성 퇴비가 되어 고소한 향을 내뿜었다.
이에 대해 정성오 농학박사는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은 70℃에서 멸균되고 생물학적 모든 생물도 170℃면 사멸된다”며 “자원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유기성 비료는 유해균이 모두 사멸돼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그간 국민들께 결과만 설명해 의구심과 두려움을 가지게 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침출수 자원화 과정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의구심 등을 씻어낼수 있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들의 환경오염에 대한 두려움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를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환경부 등 정부기관을 비롯한 민간단체는 구제역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등 환경오염에만 초점을 맞췄지 현실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정 최고위원의 자원화 시연은 가장 적절한 대응책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를 비롯한 수십명의 관계자 및 취재진은 고소한 퇴비냄새를 맡으며 곧 있을 장마에 대비한 대책 중 하나라는 이유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 그 물은 담을 수 없다. 그러나 한번쯤은 시도해 볼만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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