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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다케아키 신임 일본 외무상 |
9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 회견을 통해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마에하라 외무상의 후임에 마쓰모토 외무 부대신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토 히로부미 외고손…외교·안보 정책통
마쓰모토 신임 외무상은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조선 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외고손자라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끈다. 그의 모친이 이토의 외손녀라는 얘기다.
이런 배경을 의식한 듯 그는 한국 측 인사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이토의 후손이라는 점을 밝혀야 할지를 주변에 물은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중의원 운영위원장으로 일본 국회도서관 운영을 총괄하며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 관련 자료를 찾아나서기도 했다.
도쿄 출신으로 도쿄대 법학과를 졸업한 마쓰모토 외무상은 일본흥업은행에 근무하다 1989년 방위청 장관에 취임한 부친 마쓰모토 주로(松本十郞)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효고(兵庫)현 11구에서 중의원에 당선된 뒤 지금까지 4선에 성공했다.
야당 시절부터 민주당에서 금융, 외교ㆍ안보분야 정책통으로 활약, 2003년 야당이 공표한 예비내각의 방위청 장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에다노 관방장관도 마쓰모토 외무상에 대해 “정책 전반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특히 외교적으로 중요한 안건에 관여해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외무성 부대신에 오른 뒤에는 주로 미국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때문에 그는 미·일동맹을 중시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 비교적 강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어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한·일관계 업무 경험 전무…외교정책 변화 ‘촉각’
마쓰모토 외무상은 지금까지 한·일관계 업무를 직접 맡은 경험이 없는 만큼 외교가에서는 한·일 외교 기조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일본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히며 우리 정부와 파트너십을 유지해왔지만, 마쓰모토 체제의 성향에 따라 그간의 공든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외교가에서는 일단 마쓰모토 체제 아래서도 한·일 외교 기조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 민주당 정부가 출범 때부터 한·일관계를 중시해왔기 때문이다. 마쓰모토 외무상이 외무 부대신으로 외교업무를 담당해왔다는 사실도 정책의 연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마쓰모토 외무상의 정계 경력이 짧고 지명도가 낮다는 점에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사무차관을 비롯한 지한파 외교 관료들의 입김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사사에 사무차관은 1998년 ‘신(新) 한·일 파트너십’ 선언 발표 당시 외무성에서 한국업무를 담당했고, 2년 넘게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로도 활약했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2000년 4월부터 2004년 8월까지 주한 정무공사를 지낸 지한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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