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차관 "물가상승,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 문제"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11일 "최근 물가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장기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차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단기적인 수급 대책 외에 유통구조 개선과 시장경쟁 촉진 등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물가안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임 차관이 물가상승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는 무엇보다 신흥국 경기회복과 수요증가, 기상이변 등 공급측면의 변수 때문이다.

그는 "최근 물가상승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불안 요인에서 비롯됐다”며 “기상이변이라는 변수가 또 작용하면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고 원자재 가격도 신흥국 경기회복과 수요증가에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공급 측 불안 요인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수급 대책 외에 유통구조 개선과 시장경쟁 등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봄철 나들이객이 늘면서 외식 수요가 늘어나고 4월 부활절을 전후해 계란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다음달 식료품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배추가격은 4월 중순부처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 차관은 “시설 봄배추 재배 면적이 지난해보다 29% 늘었고 생산량도 50%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임 차관은 “이번주 삼겹살 500g 가격은 1만900원으로 한달전 1만2100원보다 떨어졌다”며“앞으로 하락세가 계속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 관련, "석유가격 TF활동의 핵심은 시장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석유가격의 결정구조 및 인하방안에 대한 대책을 이달 안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료 TF도 가격인가제에 대한 재검토 등 요금을 실질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4월 말까지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임 차관은 물가안정을 위한 카드로 환율을 사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정책포럼’에서 임 차관은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을 조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환율을 잘못 건드리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환율은 시장 상황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라며“현재 환율 수준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2.6%, 2009년 대비로는 약 20%가 절상됐기 때문에 굳이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