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최근 아파트의 면적을 줄이고 가구수를 늘리는 이른바 '박리다매'형 분양을 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인기가 없는 중대형을 미분양으로 남겨 손해를 보기 보다는, 약간 낮은 분양가의 중소형 아파트를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겠다는 것이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에서 연간 분양한 아파트 중 85㎡(전용면적)이하 비중이 2008년 72.4%에서 점차 증가해 2011년(1,2월) 87.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3.3㎡당 평균 분양가는 2008년 1109만원에서 2009년 1074만원, 2010년 972만원, 2011년 887만원으로 감소했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줄어든 것은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중소형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85㎡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152만원, 85㎡초과 아파트는 1308원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중소형 약진, 중대형 외면' 등으로 대변되는 시장 분위기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지난 2008년 9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공급면적대별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66㎡미만 소형아파트만 0.29%로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공급면적대에서는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도 이런 시장 분위기에 맞춰 중소형 물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LIG건설은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아파트의 주택형을 108㎡에서 85㎡로 줄여서 분양할 계획이다. 평형이 줄면서 공급 가구수는 1100가구에서 1300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LIG건설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5월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중소형을 선호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주택형을 변경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평형 변경 인허가 절차가 끝나는대로 오는 6월 분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동아건설도 내년 김포 신곡지구에 분양 계획 중인 아파트 3800가구의 중소형 물량을 30%에서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아예 설계 단계부터 중소형 위주로 계획하는 건설사도 많다. 쌍용건설은 오는 5월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에 분양하는 쌍용 '예가'아파트 807가구 중 727가구를 85㎡로 공급한다. 올 상반기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서 분양 예정인 567가구 역시 85㎡이하 중소형으로만 구성했다.
2007년만 해도 중대형과 중소형의 비율이 7대 3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중소형과 중대형 비율이 8대 2로 완전히 뒤바꿨다는 게 쌍용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화건설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중소형 아파트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4월 말 대전시 유성구 노은4지구에 분양하는 대전 노은 '꿈에그린'아파트 1885가구의 80%(1465가구)를 85㎡로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4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하는 1516가구 중 799가구를 84㎡이하로 설계했다. 64㎡도 45가구에 이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높긴 하지만 중소형 아파트는 가구 수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수익적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수요가 뒷받침되는 중소형 아파트를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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