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도 찾는 사람 늘어..‘방사능 공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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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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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일본 대지진 여파로 확산된 방사능에 대한 공포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다시마와 미역, 소금을 미리 사 놓는데 이어 레드와인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23일까지 와인나라가 진행하는 ‘와인장터’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와인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찾은 고객 외에도 와인의 ‘방사능 예방 효과’를 전해듣고 온 고객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와인나라는 매년 와인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2000여종의 와인을 최대 90% 할인판매하는 ‘와인장터’를 열고 있다. 원래 19일까지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며칠 새 와인 수요가 평소보다 부쩍 늘어 사흘 더 연장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현상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옛소련 정부가 방사능 해독용으로 레드와인을 적극 권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인나라의 이번 행사에서는 매출 증가세가 30%대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행사 첫날에만 사람이 몰리고 막바지에는 한산했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행사 막바지에 작년 대비 25~30% 많은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박민숙 와인나라 마케팅팀장은 “행사가 끝날 즈음에는 매장이 한산한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에는 중저가 와인을 중심으로 꾸준한 구매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방사능 해독에 와인이 정말로 효과가 있느냐는 고객들의 문의도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에서 최근 나흘간 판매한 와인 매출은 지난주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마트에서 와인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인데다, 지난주는 대목인 화이트데이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평범하지는 않다.

22일 이마트 영등포점을 찾은 김유정(38)씨는 “와인이 방사능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사러 나왔다”며 “와인은 다시마나 미역보다는 비싸지만 미리 사놓으면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한 와인 판매원도 “어제와 오늘 방사능 걱정을 하시면서 와인을 고르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고 전했다.

소금을 미리 사 두려는 고객들도 꾸준히 증가해 마트에서는 한때 소금 품귀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마트는 최근 나흘간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주보다 소금이 60.3% 더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의약업계 관계자는 “아직 방사능에 누출된 상태가 아니어서 다시마 등은 미리 먹어도 효과가 없으며, 과다복용은 오히려 독이다”면서도 “관련 상품 구매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방사능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심리를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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