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계획정전(순차적 정전)이 올 겨울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福島)현과 이바라키(茨城)현에 있는 대규모 화력발전소가 파괴됐고,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까지 겹쳐 전력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히로노 화력발전소(후쿠시마현)와 히다치 화력발전소(이바라키현)의 발전량은 480만KW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발전량(469.6만KW)과 비슷하다. 그러나 두 발전소는 발전 설비와 연료저장 시설이 쓰나미로 파괴됐다.
28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도쿄전력 관내의 경우, 최대 절정일 때의 전력수요는 냉방이 필요한 여름과 겨울로 각각 6000만KW 안팎, 5000만KW 안팎이다. 그러나 도쿄전력의 현재 공급능력은 3500만KW 안팎에 불과하다.
도쿄전력은 현재 가동되지 않는 소규모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고 다음달 중에 4000만KW까지 전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가스 회사와 같은 전력도매공급업자(IPP)를 통해서도 전력을 매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그래도 여름에는 1000만KW, 겨울에는 수백만KW가 여전히 모자라다는 점이다.
전력은 물이나 가스처럼 대규모로 저장할 수가 없다. 따라서 수요량만큼 공급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전력회사는 발전소에서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다른 전력회사로부터 전력을 사와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재해로 시설이 파괴돼 다른 발전소에서 부족한 발전량을 충당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재가동에 들어간 화력발전소도 대부분 정기점검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여름과 겨울은 물론 내년 여름에도 계획정전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계획정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전력 부족에 따른 계획정전은 이미 '2차 재해'로 여겨지며 피해가 적은 수도권 내의 경제활동에도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계획정전이 예정대로 다음달 말 종료되면 오는 3분기 일본 경제 성장률은 플러스(+)로 전환되겠지만 계획정전이 오는 12월 말까지 실시되면 올해 일본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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