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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국립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1주기' 추모식에 앞서, '천안함 46용사'의 묘역을 둘러보며 애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국립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1주기 추모식’에 참석, 희생 장병들을 추모했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모식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과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승조원, 정당 및 각계 대표, 군인, 시민, 학생 등 4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추모영상물 상영, 헌화·분향, 추모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추모식에 앞서 현충원 내 보훈가족쉼터에서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유족을 만나 일일이 악수하며 위로했다. 일부 유족들은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 자리엔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천안함 전사자 유족 초청 오찬 당시 방위성금 1억원을 기탁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와 매일 ‘천안함 46용사’의 묘비를 닦고 있는 고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씨, 그리고 천안함 장병 구조·수색작업 중 순직한 고 한준호 준위의 아들 상기씨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윤씨에게 “지난번에 청와대 와 준 돈으로 무기도 샀다”며 “가족이 모두 한(恨)이 맺혔을 텐데 어머니께서 거꾸로 내게 용기를 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게)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며 “(그러나) 세월이 가도 잊어버리지 않을 거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 사람들(천안함 46용사)이 (무슨) 죄가 있나. 우리가 (생명을) 못 지켜준 거고, 다 우리 잘못이다”며 “앞으론 진짜로 지킬 거다. 그래서 모두 (희생장병들을) 추모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윤씨는 “아들 원수 좀 갚아달라”고 말했고, 강씨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장병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후 천안함 46용사의 묘역에 도착, 참배·헌화하고 묵념했다.
이 대통령은 고 안동엽 병장의 묘 앞에 놓인 고인의 어릴 적 사진과 가족사진을 보면서 말없이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고 이용상 하사의 묘비를 두드리며 “젊은 나이에… 아휴…”라며 거듭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고 남기원 원사의 묘 앞에선 ‘고인의 아들이 3명’이란 얘길 듣고 “애들이 잘 커야 할 텐데…”라고 말했으며, 민평기 상사의 묘 앞에선 어머니 윤씨에게 “어머니, 아버지가 건강히 살아야 한다. 너무 속상해 말고…”라고 다독였다.
고 심영빈 중사의 묘 앞에서도 묘비를 쓰다듬으며 애도를 표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주호 준위의 묘로 이동, “(아버지가) 아주 영웅이다. (구조작전 당시에도) 날이 차고 어렵다고 했는데 자기 후배들을 (물에서) 건지려고 그랬다”며 초등학교 교사가 된 아들 상기씨의 등을 두드리며 “잘 하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한 준위 묘 인근에 있는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 장병인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묘에도 가볼 것을 제안, 일행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의 묘 앞에서 국화 한 송이씩을 헌화했으며, ‘여기 연평도 포격전 참전 해병 고이 잠들다’는 글이 적힌 표지석을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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