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한지 20년이 지났다. 당시 용암이 지나간 자리는 새로운 트레킹 코스로 인기다. |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친 비즈니스맨들에게 필리핀의 클락은 아주 좋은 휴식처다.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 속에서의 느긋한 휴식과 골프나 해양스포츠와 같이 적당한 액티비티 등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다. 뿐만 아니라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다양한 활동을 즐기며 두터운 관계를 쌓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클락은 미 공군기지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의 클락은 이전의 미 공군 활주로를 이용한 국제 항공 노선을 보유한 국제 도시로, 수도 마닐라에서 루손 섬 북부로 향하는 거점 도시다.
클락 국제공항을 통해 마카오,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로르 등 인근 주요 동남아 국가를 직항 노선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보라카이, 세부, 다바오 등 필리핀 내의 유명 휴양지를 1시간 이내 직항 노선을 통해 즐길 수 있다.
클락은 전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경제특구로 선정하면서 예전 환락의 도시 이미지를 탈피해 지금은 필리핀 경제의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다. 일반 필리핀사람들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거리 치안이 안전한 곳이다.
클락 이라는 도시명칭은 20세기 초에 필리핀에서 근무한 미 통신대 헤럴드 M. 클락(Harold M. Clark)의 이름에서 붙여졌다.
특히 클락은 1991년 대폭발을 일으킨 피나투보 화산 트레킹과 화산폭발로 새로 생긴 푸닝온천 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출발지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자연경관도 신비하지만, 화산폭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잿빛 피나투보 산을 둘러보는 것도 아주 색다른 경험이다.
◇ FA KOREA 컨트리 클럽
FA KOREA C.C는 해외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답운 한국형 골프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16번 홀(파4)은 대한민국 지도를 형상화 했다.
티 그라운드는 백두산으로 내리막 홀이다. 티샷 시 평양으로 보낼지 골퍼들 사이에서도 흥미 진지하다. 또 세컨샷에서도 제주도로 바로 보내 온 그린을 시킬 것인지, 아니면 목포나 부산까지 안전하게 간 후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것인지 골프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홀이다. 13번 홀은 통일 홀로, 이름 그대로 제일 긴 파4홀 이다. 티 그라운드에서 힘찬 샷을 노려봐도 좋다.
마지막 18번 홀은 그린이 오른쪽으로 굽는 도그레그 파4홀 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린주변이 우리나라 태극문양으로 돼 있다. 그린모양은 2단 원형그린이다. 그린주변에 놓여있는 벙커는 태극문양의 ‘검곤감리’를 뜻한다. 멀리 필리핀에서 한국의 혼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FA 골프장의 또 다른 장점은 빼어난 주변경관이다. 저 멀리 국립공원인 피나투보 산이 보이며, 그 아래 바위절벽이 마치 돌병풍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그 아래로 사고비아 강이 유유히 흘러, 배산임수의 명당자리임을 느끼게 한다.
피나투보 화산 가이드로 생활하고 있는 원주민 아이타족. |
피나투보는 잠발레스, 딸락, 팜팡가주에 걸쳐있는 산으로 1991년 6월에 폭발한 화산이다. 폭발은 지상 20km까지 치솟았으며, 분출된 화산재는 50억t에 달했다.
폭발 후 2년 동안 지구 기온이 섭씨 0.6도 떨어졌다. 어마어마한 화산 먼지와 황산염 입자가 해를 가렸기 때문이다. 폭발 당시 약 25만 명이 집을 잃고 9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2주 동안 지진과 함께 용암을 분출해 자연 환경이 많이 훼손됐다.
하지만 당시 불덩이가 훑고 간 자리는 그대로 매력적인 트래킹 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새로운 관광 명소인 피나투보 화산의 푸석푸석한 화산재를 밟으며 유황 머드온천, 아이타족 마을, 칼데라호를 탐방해 보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하는 새로운 기분이다.
피나투보 화산은 아직 일반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도로가 대부분이라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약 1시간 반 정도 지프를 타고 오르면, 차로는 더 이상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점부터는 걸어야 한다. 화산 정상인 칼데라 호까지는 걸어서 약 2시간 남짓 걸린다.
화산의 정상에 다다르면 시원한 바람과 코발트 빛 호수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피나투보 화산코스 양 옆으로 초콜릿 케이크 단면처럼 잘린 단층이 이색적이다. 기기묘묘한 단층과 울창한 바나나나무가 마치 외계 행성 분위기를 자아낸다.
트래킹으로 쌓인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이곳의 명물 유황온천을 꼭 경험해봐야 한다. 천연 유황 머드를 온 몸에 바른 뒤 흘러내리는 유황 물에 발을 담그면 이내 온몸이 나른해진다. 특히 이곳 유황 머드는 관절염과 피부병에 특효로 소문나 있다. 화산재로도 찜질을 즐길 수 있는데 한국인이 개발해 화제가 됐다.
화산재 찜질은 체내에 쌓은 독소를 제거하고 피부를 소독하는 효과가 있어 젊은 직장 여성들에게 인기다.
가는 방법은 마닐라의 키아포에 있는 필리핀 래빗 버스 터미널에서 앙겔레스(angeles)행 버스를 타면 된다. 국내선 경비행기 이용하면 약 30분이 소요된다. 1일1편으로 비용은 700페소(한화로 약 1만8000원) 정도.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새로 생긴 푸닝온천. 유황머드 온천으로 관절염과 피부병에 좋다. |
푸닝은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95km 떨어진 천연 온천지대가 자리 잡고 있다. 91년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 했을 때 생겨 난 신생 유황온천이다.
푸닝 온천에 오르기 위해서는 현지인이 운전하는 사륜 구동차를 타고 30분 정도 계곡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길이 험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온천 초기 개발 당시부터 지역 발전 및 친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해 내부 시설을 모두 인력으로 개발했다.
현재 운영방식도 자연스러운 스릴을 느끼기 위해 대부분의 길을 화산폭발 당시 그대로 유지 하는 등 자연적인 멋을 그대로 살린 온천이다. 필리핀인 안내 직원들은 모두 이 지역 아이타족 사람들로 대부분 지역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와 영어가 유창한 편이다. 현재 여행사의 당일 여행 패키지 중 하나로 인기다. 단체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산중이지만 시설은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비교적 깔끔하다.
가는 방법은 엥겔레스 사방바토의 시티오 타겟 지역의 산악지대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는 푸닝 온천은 마닐라에서 차로 북부 루손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엥겔레스 톨게이트를 나와 클락 특수 경제지역을 통과해 도착 할 수 있다.
◊ 비다 호텔(Hotel Vida)
클락의 자유무역 구역의 비다 호텔은 아카시아와 열대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 호텔을 세운 사람이 한대식 대표로 한국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이 호텔에서 지내는 것을 무엇보다 환영한다고 한다. 비다 호텔은 125개의 럭셔리한 분위기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모든 객실은 고즈넉한 분위기로 동양의 미를 한껏 살렸다.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차분한 분위기로 최상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호텔이지만 내 집 같은 편안함까지 누릴 수 있도록 고풍스러운 컬러로 가구를 배치했다. 이곳 호텔의 자랑거리인 종업원들은 철저한 트레이닝을 거쳐 배치되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1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45명은 그림 같은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테라스도 갖추고 있다. 호텔 안 수영장과 라운지의 커피숍 등 여행객이 원하는 모든 시설을 갖춘 비다 호텔에서의 하룻밤은 어떨까. 자료 제공=필리핀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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