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위원장, "직원들,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노력"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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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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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창립 30주년 기념사 통해 이 같이 밝혀

(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일 “(공정위 직원들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공정위원장은 또 “경쟁정책과 소비자정책을 전담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 공정위의 역할을 더욱 굳건히 확립하는 한편 정책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갖는 중요성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서울 지방조달청 대강당에서 열린 ‘공정위 창립 30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특히, 선진일류국가로의 진입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달성함에 있어 공정위가 핵심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직원 모두가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대나무가 빨리 그리고 곧게 자라는 이유는 한 줄기에 여러 개의 마디가 있고 마디마다 생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 30년이라는 새로운 마디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힘찬 출발을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동수 공정위원장의 ‘공정위 창립 30주년 기념사’ 전문.


친애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가족 여러분!

오늘은 공정거래법이 시행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출범한지 만 30년이 되는 뜻 깊은 날입니다.

돌이켜보면 공정거래법은 30년 전 오늘 ‘경쟁’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던 이 땅에 ‘시장경제 질서의 기본법’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렇지만 비교적 짧은 세월 동안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 경쟁정책과 소비자정책을 포괄하면서 우리 경제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주무부처인 우리 위원회 조직도 그 역할이 커지고 위상이 높아져 세계 6위권의 경쟁당국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는 그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쟁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열정으로 꾸준히 노력해 온 우리들의 선배님들과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그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공정위 가족 여러분!

지난 30년간 공정거래제도는 시대적 상황과 경제여건에 따라 정책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경쟁원리 확산과 공정거래질서 확립이라는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고 이어져 왔으며, 힘든 여정 속에서도 실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먼저, 가장 큰 성과로는 우리 경제ㆍ사회 전반에 경쟁원리와 경쟁문화를 확산시켰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지원·보호·규제에 의해 경제가 운영되던 개발연대에 도입된 공정거래제도는 ‘시장경제의 규칙’이 아닌 ‘새로운 규제’로 인식되었습니다.

따라서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제도 설명이나 홍보를 통해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경쟁’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지도록 하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이러한 세심한 노력이 이후에 엄정한 법집행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으며, 나아가 각 경제주체에게 경쟁마인드를 심어주어 이들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경제의 작동양식에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성과로는 경쟁제한적인 시장구조를 개선하여 경쟁의 양(量)과 질(質)을 높임으로써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고한 점입니다.

주요 품목별·업종별로 독과점 시장의 경쟁촉진 시책을 추진하였고, 기업결합 심사를 통한 독과점 예방에도 힘썼습니다. 또한 정부 최초로 경쟁제한적 규제 완화(Deregulation)를 추진하였고, 1997년에는 경제분야 규제개혁을 총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각종 법령이나 예규·고시의 정비, 나아가 진입규제 개선 등으로 계속 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고도성장기에 야기된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의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대기업집단 시책을 도입하고, 부당 내부거래를 적극 시정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사전규제를 폐지하고 사후감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시장구조 개선 노력은 경쟁촉진으로 연결되어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성과로는 시장에서의 반칙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통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 질서를 확립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불공정거래행위 등 간단한 사건을 주로 처리하였으나, 점차 경쟁을 원천 봉쇄하는 카르텔이나 독점력 남용행위의 시정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그동안 4만3천 건 이상을 시정하고 약 3조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여 시장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통해 수년간 계속된 카르텔이나 거대 다국적기업의 불공정행위 등도 시정할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 성과로는 대ㆍ중소기업간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동반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하도급법을 제정하고 서면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 근절에 노력해 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제도·행태의 개선뿐만 아니라 동반성장 문화 확산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동반성장협약 체결을 확산하고 이행상황을 평가하는 시책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권익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ㆍ시행함으로써 소비자주권을 확립하고 소비자가 경쟁압력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는데 이바지한 것도 큰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과거 공급자 중심의 성장기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었던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하였습니다. 공정위는 소비자기본법을 비롯하여 소비자 관련 8개 법률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정책의 종합·조정은 물론이고 소비자원 및 소비자단체에 대한 지원기능까지 수행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경쟁정책과 소비자정책의 총괄부처로 발전하였습니다.

직원 여러분!

이처럼 공정위는 지난 30년간 시장경제를 선진화하고 경제 전반에 경쟁원리를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이제 경쟁정책은 공정위만이 외롭게 외치던 구호가 아닌, 경제정책의 중심으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경쟁정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창업(創業)보다는 수성(守成)이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여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다면 더 높은 차원으로의 비상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정위가 미래에 보다 나은 경쟁당국이 되기를 기대하며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경쟁정책과 소비자정책을 전담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 공정위의 역할을 더욱 굳건히 확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책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갖는 중요성도 충분히 인식하여야 하겠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공정거래법 제정에 성공한 것은 물론, 대기업집단시책 도입, 하도급법 제정, 소비자정책 일원화 등의 성과는 모두 “정책”에 기울인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공정위는 경제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어떻게 발굴하고 추진할 것인지 더욱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기업들의 문화를 한 차원 높이는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과거의 사후적이고 타율적인 접근보다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노력을 보다 강화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직원 모두가 치밀한 논리와 전문성으로 무장함과 동시에, 진정한 시장경제 창달을 향한 열정을 지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산업간 융합이 일반화되고 새로운 시장이 출현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보다 넓은 시각으로 적시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긴밀히 협력하여야 합니다. 또한 외국 경쟁당국과 정보교환 등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아직 경쟁법이 뿌리내리지 못한 개도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술지원을 함으로써 경쟁법의 세계적 확산에도 기여해야 하겠습니다.

공정위 직원 여러분!

선진일류국가로의 진입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달성함에 있어 공정위가 핵심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가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30년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장경제의 창달을 위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훌륭히 해 왔던 경험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도전들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나무가 빨리 그리고 곧게 자라는 이유는 한 줄기에 여러 개의 마디가 있고 마디마다 생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10년, 20년의 마디를 거치며 공정위는 그 위상과 역할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 왔습니다. 이제 30년이라는 새로운 마디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힘찬 출발을 시작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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