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외환교역중심은 12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39 위안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6.5440 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 오던 위안화 기준환율은 8거래일만에 처음으로 상승반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위안화의 강세 기조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홍콩 외환시장에서 12개월 위안화 선도거래(포워드) 물량의 환율이 달러당 6.3775 위안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향후 1년간 2.6% 오를 수 있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로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막기 위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는 15일 발표될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를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환율카드'도 쓸 수 있다고 발언해 위안화 절상 속도를 가속화했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환율정책은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국내 수출·제조업계는 위안화 강세에 따른 이해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LG경제연구원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 상승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연간 0.03%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위안화 절상이 한국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는 만큼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해 물건을 파는 국내 기업에는 호재가 된다.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률과 상품수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위안화 강세는 수출·제조업이 주력인 우리 기업들에게도 동전의 양면과 같다.
먼저 대다수 기업들의 제조기반이 중국에 자리한 만큼 위안화 절상은 생산단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대기업들은 세계 곳곳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기 때문에 타격이 크지 않다. 다만 중소 제조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생산라인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산 원자재·부품 가격이 올라 제조단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과거 생산기지에 불과했던 중국이 최근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다. 전자·자동차·정유·석화·기계·중공업 등 주력 산업이 이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철강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라는 게 산업계의 평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