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금융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실적 압박으로 인해 업무량이 늘어난데다 전산장애 사고가 겹치면서 자잘한 업무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20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 직원들은 내년 3월 금융지주사 출범에 맞춰 구조개편작업을 하기 위해 늦게까지 퇴근하지 못하고 업무를 하고 있다.
신용부문(금융)과 경제부문(유통)을 분리해 각각 지주회사로 출범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실적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농협(신용부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662억원으로 전년(4147억원)대비 1515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수익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10%로 전년(1.80%)보다 0.30% 느는데 그쳤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57%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영향 등으로 인해 전년(1.41%)보다 1.16% 상승했다. 이에 따라 총 자산 규모도 181조3433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가량 줄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지난해 대부분 1조원 안팎의 순익을 낸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실적인 셈이다. 자산규모가 154조원인 하나은행의 경우 올 1분기 실적만 약 4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농협 직원은 “아직 시작단계지만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하게 되면 업무량이 더 많아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업점 직원들의 경우 전산장애로 회사 신뢰가 떨어져 영업 환경이 열악해진데다 전산장애에 따른 민원처리와 피해보상 업무까지 더해져 더 힘든 상황이다.
현재 50만원 이하의 피해보상은 영업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 민원의 대부분이 단순 항의나 소액 피해여서 영업점에서 이를 처리하고 있다.
한편 전산실 직원들은 강기간 전산장애에 따라 업무량이 증가한데다 안팎에서 쏟아지는 비판에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밤낮없이 중단된 서버 복구 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형편이나 외주 위탁 관행에 따른 비판과 시스템 부실 등 외적인 스트레스에서 오는 압박 탓이다.
농협의 한 전산실 직원은 “협력업체와의 위탁 업무에 대해 전산실 직원들이 싸잡아 비난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며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를 직원들이 떠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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