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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이 비어간다-中] [르포] “준공된지 4개월 됐지만...” 텅 빈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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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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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임차인은 떠나가고, 새로운 수요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서울 서대문구의 한 오피스 빌딩. 지어진지 4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 임대율이 매우 저조해, 사무실 안내판이 텅 비어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대문역(5호선)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는 한 신축 빌딩. 이 빌딩은 지난해 말 준공이후 4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불 꺼진 건물'로 남아있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 19층 중 임대가 된 곳은 1층의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등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28일 오전 11시쯤 찾은 이 빌딩은 그나마 손님이 많지않아 종업원 이외에는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건물을 짓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나 시간, 노력 등을 생각하면 수익성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서울의 오피스 시장이 불안하다. 이처럼 초고층의 화려한 새로운 빌딩들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임차인 구하기는 쉽지 않다. 지어진지 몇 달이 지나도록 텅 비어있는 건물도 속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 불황 등으로 수요는 계속 줄고 있는데 공급은 늘면서 공실률도 높아지고 이에 따라 임대료도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미근동을 비롯해 여의도 등을 돌아본 서울 도심지역 오피스 임대시장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거의 비어있는 건물들이 많았다. 사무실 임대 수요가 줄면서 빌딩은 지었지만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만난 한 빌딩 관리인은 “최근 몇 년간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불 꺼진 빌딩들이 늘고 있다”며 “기존 빌딩들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난리인데,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이라고 수요를 쉽게 맞출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서울의 주요 업무 중심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의도와 강남권 등 업무 시설이 몰려 있는 곳들은 호황기를 지나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금융 중심지를 표방하고 있는 여의도는 현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와 파크원 등 대형 업무 시설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완공 후에 공급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IFC 서울은 여의도의 아시아 금융 허브화를 위해 계획됐지만 입주를 불과 4개월여 남긴 아직까지도 선임대계약률이 전체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계 금융회사로는 딜로이트, ING부동산자산운용, 일본 다이와증권 외에는 아직 입주가 확정된 곳이 없는 상태다. 최소 20~30개의 금융회사가 입주를 해야 제 역살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현재 상태로는 자칫 겉모습만 아시아금융허브로 머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빌딩관리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강남권에 있던 건설회사만해도 최근 몇 년간 10여곳이 쓰러졌다“며 ”주요 오피스 수요층이었던 보험회사 등의 금융회사들과 건설회사 등이 급속하게 빠져나가면서 밤에 불 꺼진 사무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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