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소재 한 4년제 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이 대학 공대 3학년에 재학 중인 A(남, 23)씨는 이렇게 최소한 졸업하기 전에는 중소기업에는 합격해도 가지 않고 대기업 입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A씨의 희망연봉은 3000만원 정도이다. A씨는 “대기업에서만 성과급을 지급한다”며 “대기업은 경력 파워가 높고 주변에서 인정해 줄뿐만 아니라 (대기업 사원은 중소기업 사원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서 만난 C(남, 30)씨는 올해로 벌써 2년째 9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다가 직장을 그만 두고 9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중소기업 입사 등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고학력 '백수'들이 늘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중소기업 기피 풍조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기업·공무원 시험 같은 경우 매년 수십대 1에서 수백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렇게 고용시장에서의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각종 대우 등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업체 규모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5~9인 사업체는 지난 2007년 4분기 191만7000원, 2010년 4분기 202만원이었다. 300인 이상은 316만3000원, 333만2000원이었다.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대기업 근로자들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임금체불이나 회사 폐업으로 인한 실업 같이 최소한의 생계조차 위협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임금체불 건수는 17만9503건인데 이 중 5인 미만 사업장에서 7만4278건, 5~29인 사업장에서 7만4947건이 발생해 전체 임금체불 건수의 83%가 3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발생했다.
또 지난 2009년 폐업된 사업자 84만941명 가운데 93.4%인 78만5786명이 개인 사업자이다. 중소기업청의 한 관계자는 “개입 사업자는 거의 중소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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