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들어 중국인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 전역에서 골프장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실제 정식 영업 허가를 받은 골프장 수는 10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21세기경제보도)는 최근 각 지방정부의 묵인 아래 중국 내 불법 골프장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며 특히 남동부 연해 지역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차오샹(朝向) 관리그룹이 발표한 2010년 중국 골프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중국 본토에 영업 중인 골프장은 모두 490개에 달했다.
특히 이 중 광둥성에 97곳, 베이징 70곳, 산둥 51곳으로 중국 남동부 연해 지역이 1~3위를 석권했다. 반면 서부내륙 지역은 충칭 6곳, 쓰촨 4곳, 구이저우 1곳, 신장 1곳 등에 불과했다.
골프업계 전문가는 “요새 들어서는 중국 전역에서 골프장이 달마다 새로 지어지고 있다"며 "이를 모두 포함할 경우 아마 골프장이 최소 500곳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대부분이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골프장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골프장 난개발로 자연이 파괴되고 수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04년 신규 골프장 건설 허가를 잠정 중단했기 때문.
리젠친 (李建勤) 중국 국토자원부 감찰국 국장은 “2004년 이후 중국 정부는 골프장 건설을 법으로 금지했다”며 “새로운 골프장 건설은 무조건 불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인 소득 수준 제고에 따라 골프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지방 정부들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향후 중국 내 골프를 즐기는 인구 수는 매년 20~30%씩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0~90년대까지만 해도 골프는 상류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 신흥 부자들뿐 아니라 지역 공무원들이 즐겨 찾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급증하는 골프장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중국 지방 정부의 묵인 아래 ‘컨트리 클럽’ ‘스포츠공원’ ‘엔터테인먼트 클럽’ 등 이름만 바꿔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 정부들의 ‘눈 가리고 아웅식’의 골프장 건설에 대해 한 업계 인사는 “골프장 건설은 간의 크기에 비례한다”며 “간 큰 지방 정부일수록 골프장을 더 많이 짓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불법 골프장이 난무하면서 중국 골프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골프장 건설 제약을 점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골프가 대중화된 서양에서는 일반 서민들도 25~30달러만 내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며 “골프가 ‘귀족스포츠’라는 오해를 버리고 골프의 건전한 발전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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