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우리금융 흡수합병 '올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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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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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요구하고 있는 대등합병 방안에 대해 금융당국이 반대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등합병을 추진할 경우 산은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정부가 손실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 인수 주체에 지분과 경영권을 동시에 넘기는 흡수합병 방안을 확정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를 실현키 위한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 방침을 17일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우리금융과 다른 금융지주회사의 대등합병 시나리오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등합병은 합병 주체인 두 회사의 주식 교환 비율을 1대 1로 설정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각 회사의 기업가치 평가를 거쳐야 한다.

금융위가 우려하는 것은 산은금융에 대한 평가 결과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산은의 대출 포트폴리오 등을 감안할 때 자산가치가 현재 17조원에서 11조원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산은은 덩치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편”이라며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대주주인 정부도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산은금융을 배려해 대등합병안을 배제했다는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지난해 추진했던 독자 민영화의 경우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우리금융은 KT와 포스코 등 대기업 자금으로 펀드를 구성한 후 지분을 기업별로 5% 정도씩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금융위가 법률자문을 의뢰한 결과 다른 기업이라도 하나의 펀드로 묶여 금융기관 지분을 10% 이상 소유하게 되면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얻었다.

한 금융권 인사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대등합병과 독자 민영화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라며 “다만 산은금융에 인수권을 넘길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최종 결정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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