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 가득하던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더 이상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이나 외식업체에서 나눠주던 종이 쿠폰도 애써 모으지 않는다.
은행에 들르거나 컴퓨터 인터넷 뱅킹을 통해 처리했던 부모님 용돈도 길을 걸으며 쉽게 처리한다.
대신 그녀의 손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탑재된 최신형 스마트폰이 꼭 쥐어져 있다.
정씨는 요즘 밥을 먹거나 물건을 산 뒤에도 스마트폰으로 모든 결제를 처리한다.
스마트 시대에 흔히 보여지는 새로운 풍경이다.
자리에 앉아서만 하던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일상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간단한 문서와 이메일 작업은 물론 금융 거래와 쇼핑도 쉽게 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의 빠른 성장은 다양한 산업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 환경은 금융서비스와 만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정보통신 기술이 가장 기본적인 업무수단이 되면서 업무와 구조에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은행 뿐 아니라 증권, 카드 등 전 금융권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앞서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회사는 앞다퉈 스마트폰 뱅킹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은행권에서는 과거 오프라인 창구 기반에서의 역할을 온라인, 스마트폰 기반으로 금융 처리 창구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누적 이용건수 95만건, 이용금액 468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주식거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휴대용 단말기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거래한 주식대금은 92조8000억원에 달한다.
스마트 환경과 금융의 만남은 통신사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주고 있다.
통신사들은 통신과 타 산업을 결합한 컨버전스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금융·유통과 통신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힘을 쏟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빠른 보급은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과 카드의 결합이다.
모바일 카드는 스마트폰 안에 신용카드 기능을 넣어 별도의 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할 전망이다.
통신사와 카드사는 가입자라는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상태인 만큼 신규 가입자 유치에 힘쓴다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인 ‘금융+통신 결합’으로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예상이다.
KT는 국내 통신기업으로는 최초로 금융회사인 BC카드사를 인수했다.
KT는 BC카드 인수를 통해 통신과 금융의 컨버전스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금융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하나은행과 하나SK카드를 출시, 모바일카드 선두주자로 나선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KB국민카드와 손잡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의 구매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광고 혹은 수익원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 등 이통사는 NFC 기능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NFC는 전세계 IT업체들을 통신사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분야다.
NFC는 10㎝ 이내의 거리에서 양방향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서비스로 모바일 결제가 핵심 기능이다.
‘갤럭시S2’를 시작으로 NFC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되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KT는 기존 금융 유심(USIM)이 내장된 휴대전화로 사용 가능했던 통합결제서비스인 ‘올레터치(olleh touch)’를 NFC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할 방침이다.
SK텔레콤도 교통요금과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티(T) 캐시’ 서비스를 기존 금융 유심이 탑재된 휴대전화와 함께 NFC 스마트폰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NFC 휴대전화를 위한 결제 서비스인 ‘고(Go)! NFC’도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E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전자 결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14년께 1조1300억달러(약1225조원)에 이르고 이 중 NFC가 3분의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글로벌 연합전선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KT는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DoCoMo)와 제휴를 통해 모바일 결제 호환이 가능하도록 테스트 중이다.
SK텔레콤은 일본 이통사 KDDI, 소프트모바일뱅크와 제휴해 공동 모바일 결제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최근 micro SD카드에 NFC칩을 내장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SD’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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