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스저널(WSJ)은 라가르드 장관이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순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가르드는 "이르면 오는 29일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가 글로벌 순방에 나서려는 것은 보다 폭넓은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IMF 브라질 대표인 파울로 노게리아 바티스타는 "라가르드가 브라질로 와서 정부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이 단일부호로 밀고 있는 라가르드 장관은 미국까지 비공식적인 지지에 나서면서 강력한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린 자격 있고 경험 많은 여성들이 IMF 같은 주요 기구의 수장을 맡는 것을 환영한다"며 노골적으로 지지의사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 WSJ는 "미국은 의도를 내비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지만 클린턴은 비공식적인 발언을 통해 IMF 수장직에서 여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도 라가르드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북부 도빌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내가 들은 바로 사람들은 라가르드 장관이 많은 자질을 갖춘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WSJ가 전했다.
WSJ는 사르코지의 이같은 칭찬은 다른 나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라가르드는 "확실히 나는 유럽의 지지를 통해 '유럽의 후보'가 되기 보다는 다수에 의한 지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내 입후보의 힘은 내 능력에서 나올 것이며 일찍부터 자립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흥국들은 유럽 출신이 IMF 총재직을, 미국 출신이 세계은행 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진부한 전통' 하에 배타적으로 차기 총재 선출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 대변인인 지미 마니 국정홍보처장은 "정부는 IMF 차기 지도부는 신흥국에서 나와야 한다는 견해를 지지한다"고 말했고 중국 외교부는 "IMF 수장 임명에 대한 어떤 결정도 민주적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린 피추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더는 유럽이 IMF 총재 자리를 독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태국 언론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는 또 "새롭게 선출될 IMF 총재가 반드시 아시아 지역 인물이 될 필요는 없다"면서 "제3세계 국가 출신이 차기 IMF 총재직을 맡아도 되지만 유럽 출신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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