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영화 왜?> 영화 '프리스트' 원작 넘어선 비주얼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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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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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그래픽 노블 원작 영화의 주요 관람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원작 속 주인공을 살려내는 표현 방식이다. 다시 말해 관객들의 시각을 어떤 식으로 지배하는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원작의 플롯을 살리느냐, 아니면 기본 뼈대 위에 새로운 스토리를 입히느냐다. 원작의 실사화는 팬들에게 기대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안길 수 있는 맹점을 가진다. 철저한 기획과 원작 해석이 이뤄진다면 기대감은 호평으로 이어지겠지만, 원작의 인기에만 편승한 날림이라면 실망을 넘어선 비난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영화 ‘프리스트’는 분명 시각적 지배 관점에선 원작을 뛰어넘는 진화된 스크린 결정체다. 원작이 가진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시대적 배경의 불명확성이 우선 매력적이다. 여기에 퓨전 웨스턴을 표방한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 주인공들의 맨몸 액션이 더해졌으니 매트릭스의 화려함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주된 플롯은 선악 대결이다. 원작이 타락천사와 인간의 전쟁, 그리고 악마와의 계약 등 다소 복잡하고 방대한 구조를 띤 반면, 영화는 뱀파이어족과 인간의 대결로만 압축했다

영화 시작과 함께 화면을 채우는 애니메이션은 인간과 뱀파이어족의 전쟁 기원을 프롤로그 형식으로 전한다. 원작의 기괴한 그림체를 살린 애니메이션의 흐름은 영화와 원작을 동시에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이어 화면은 전쟁의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주인공 ‘프리스트’의 피폐해진 내면에 주목한다. 프리스트의 고뇌가 관객들의 머리와 가슴을 자극하지만 이내 그 감정은 시각적 쾌감으로 빠르게 전환된다.

왜 프리스트의 가족을 뱀파이어들이 습격했는지. 전쟁의 기억으로 고통 받던 프리스트가 신에 대한 맹세를 스스로 던지면서까지 납치된 조카를 찾아 나선 이유가 무엇인지. 여기에 프리스트의 조카를 납치한 뱀파이어 군단의 수장 블랙햇 정체가 무엇인지를 공개하기 위해 영화는 빠르게 속도를 낸다. 그 속도와 함께 웅크리고 있던 액션도 고개를 든다.



뱀파이어족 노예로 그려진 좀비 인간들의 은신처를 넘어 뱀파이어족 아지트인 ‘하이브’, 그리고 인간 도시로 질주하는 사막 위 ‘나이트 트레인’ 결투까지 프리스트의 단계별 액션은 진화를 거듭하며 시각적 충격을 던진다.

교회 사제 신분인 프리스트의 주된 무기인 십자가형 나이프와 성경책 속에 숨겨진 표창 등은 지금 것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액션을 탄생시켰다.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에일리언의 그것과 닮은 뱀파이어의 비주얼도 볼거리다. ‘프리스트’와 여전사 ‘프리스티스’의 협공이 인상적인 ‘하이브’ 결투신은 흡사 무협 영화의 공중전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시각적 충격과 달리 기획과 원작의 해석이 흐려진 탓에 원작 팬들의 아쉬움은 클 듯 하다.

워낙 방대한 원작의 서사 구조 탓에 영화는 생략과 압축이 난무한다. 때문에 호흡이 너무 짧아 잠시 한 눈을 판다면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짧은 러닝타임(88분)도 불만족스럽다. 프리스트의 현란한 액션을 감상하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짧다.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3D다. 단 한 장면도 3D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화면 구성이 의아스러웠다. 여기에 마지막 라스트신에서 밝혀지는 블랙햇의 비밀도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이미 예견한 듯 제작진은 2편을 예고하며 프리스트를 마무리 짓는다. 개봉은 오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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