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리온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서미갤러리대표가, 삼성미술관 리움 홍라희 관장을 상대로 50억 송사를 제기, 그 배경이 무엇인지 파문이 일고 있다.
서미갤러리 홍송원(58) 대표는 7일 ‘그림값을 지급하라’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와 삼성문화재단을 상대로 50억원의 물품대금 지급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등에 따르면 홍씨는 소장에서 “2009년 8월~2010년 2월 미술작품 14점을 판매했는데 총 781억여원의 대금 중 250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531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이 중 50억원을 우선 청구했다"고 밝혔다.
삼성문화재단측은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재단관계자는 “그동안 미술품 대금 지급과 관련해 지금까지 문제가 제기된 적은 없었고, 미수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리움 박민선 홍보팀장은 “아직 소장을 전달받지 못해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상황”이라며 “소장이 오면 내용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홍씨가 제출한 판매 내역에는 미국 작가 윌렘 드 쿠닝의 ‘Untitled VI’(1975년작·작품가 313억원)과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Man Carrying a Child’(1956년작·216억원), 현대미술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Bull’s Head‘(64억5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미술시장 관계자들도 바라보는 시각이 분분하다.
이번사건으로 대기업의 미술품 이면거래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면, 그동안 재벌가와 거래를 조용히 해온 서미갤러리가 리움을 상대로 떠들썩하게 싸움을 벌이는 이유가 더 궁금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홍씨는 오리온그룹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조성한 비자금 40억6000만원을 입금받아 미술품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해 범죄수익을 숨겨준 혐의 등으로 지난달 구속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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