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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美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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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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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 너무 많아 다음 위기 때 대응 여지 없어<br/>버냉키는 '재앙'…연준 추가 양적완화 나설 것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이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저스는 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공공부채 규모가 치솟고 있다"며 "지난 3년간 미 정부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돈을 썼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도 엄청난 규모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에 또다시 위기가 발생하면 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며 "공공부채 규모를 네 배로 늘릴 수도 없고, 더 많은 돈을 찍어낼 수도 없기 때문에 다음 위기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저스는 미 의회가 연방정부의 부채상한 인상에 합의하지 않더라도 미 정부가 시한으로 정한 오는 8월 문을 닫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강도 높은 세금 및 정부지출의 삭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저스는 특히 국방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 150개국에 군대를 파견하고 있다"며 "이들은 미국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만들며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투자와 관련해서 미국에 대해서는 롱(매수) 포지션을 취할 생각이 없다며, 특히 미국의 기술주는 팔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중국 주식과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은과 금값이 떨어진 만큼 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저스는 자신이 미국에 대해 투자하지 않는 것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파운드화는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잃었을 때 가치가 90% 하락했는데 달러화도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저스는 "미국은 사상 최대 채무국으로 공공부채 규모가 지붕을 뚫을 기세"라며 "돈을 써대기만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로저스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을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맹비난했다. 취임 이후 제대로 된 일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버냉키가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지 않길 바라지만, 연준이 이달 말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2)을 끝내면 QE2는 다른 이름으로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가 아는 것이라고는 돈을 찍어내는 일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보다 내년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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