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도란도란>임차시장 구조변화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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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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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영 건설부동산부 차장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건설회사 이사인 박모씨(54세)는 요즘 오피스텔 시장을 둘러보느라 바쁘다. 몇 년간 계획하고 공부했다는 그의 오피스텔 시장 정보력은 전문가 못지 않은 수준이다.

박씨는 내년이면 퇴직을 해야한다. 이 회사의 정년은 60세로 돼 있지만 후배들을 위해 명예퇴직 형태의 용퇴가 관례처럼 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강남 서초동에 10억원대의 집을 한 채 가지고 있지만 노후를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오피스텔을 몇 채 마련해 임대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은퇴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박씨처럼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임대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당연히 월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전세보다 현금을 기대할 수 있는 월세가 대부분이다.

최근 전세 위주로 흐르던 임대차시장이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도 자금 여유가 있는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가 한몫을 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9년 2월 기준 60.1%였던 전세비율은 지난해 8월 43.5%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월세비율은 39.8%에서 53.3%로 증가했다.

서울시의 경우 전세가구 비율이 2000년 41.2%에서 2005년 33.2%, 2010년에는 28%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대로 보증부월세와 순수월세는 2000년 16.3%에서 2005년 20.5%, 2010년 23%로 증가 추세다.

현금 임대수익을 중시하는 부동산 자산시장의 트랜드 변화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 안정과 지속되는 저금리 현상도 전세주택이 월세주택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이유다.

문제는 변화되고 있는 임대차시장에 대응할 분위기가 아직도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공급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세난이 해가 바뀔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1~2가구 증가로 향후 보증월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서울 지역 임차시장에서 월세비율은 6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임대사업자의 세제혜택, 임차인의 월세 소득공제액 상향조정 등도 검토돼야 한다.

변화하는 임차시장 구조에 대비할 또 하나의 과제는 계층간 양극화다. 줄어드는 전세수요는 월세로 전환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자금여력이 생기면서 자가수요로 이동한다. 결국 2020년쯤이면 중산층 위주의 자가세대와 서민층 위주의 월세세대로 양분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양극화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주택바우처제도 도입, 임대공급 다양화, 주거복지 향상 등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임대차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정책을 통해 시장의 불완전한 기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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