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영업 네트워크 구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광범위한 지점망을 갖춘 현지 은행을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포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8일 중국 교통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고객 추천 및 상품 교차판매 △해외시장 공동 공략 △자금조달 협력 및 시장정보 교환 등을 추진키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서로 영업정보를 교환하고 단독으로 해내기 힘든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것이 이번 MOU의 골자”라며 “양국에 소개되지 않은 상품을 판매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교통은행은 중국 5위, 세계 49위의 대형 은행으로 총자산은 4조 위안에 달한다. 상하이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으며 직원 수는 8만명을 헤아린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월 중국 6위권 은행인 초상은행과 손을 잡았다. 초상은행은 중국 카드시장 점유율 23%로 1위를 달리고 있어 하나금융의 중국 내 신용카드 시장 진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나금융과 초상은행은 상호 지분투자 계획까지 진행 중이다.
초상은행은 776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며 직원 수는 4만명 가량이다.
광둥성 등 중국 남부지역 내에서 영향력이 커 동북 3성에 거점을 갖고 있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동부 연안 벨트를 잇는 영업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KB금융지주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의 공상은행과 업무 제휴를 추진 중이다.
KB금융이 공상은행을 파트너로 점찍은 데에는 어윤대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
어 회장과 장젠칭(張建淸) 공상은행 회장은 미국 미시건대 동문이다. 또 어 회장은 한국인 최초로 중국 런민대(人民大)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중국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다만 공상은행이 국내 금융시장 재편이 마무리될 때까지 본격적인 제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공동 자회사 설립 등 사업추진 상황은 더딘 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공상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3조5000억 위안(2300억원)으로 국민은행의 10배 수준이며 고객 수도 2억명에 달한다”며 “아무래도 국내 은행보다 적극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이미 2005년 공상은행, 2009년 초상은행과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중국 대형 은행들은 단기간 내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금융 발전의 역사는 국내 은행보다 짧지만 벤치마킹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지점망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중국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면 현지 대형 은행과 손잡고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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