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팬택 주식을 지금 사두면 앞서 재상장했던 진로처럼 100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증시에서 4년 전 퇴출됐던 팬택 주식을 장외에서 매수할 것을 권하는 인터넷 중개 사이트가 보낸 메일 가운데 일부분이다. '팬택서포터즈'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이 사이트는 스스로를 팬택을 사랑하는 소액주주 모임으로 소개했다.
금융당국은 불법영업 소지에 대해 지적했다.
20일 장외주식 거래업체 38커뮤니케이션ㆍ피스탁ㆍ프리스닥에 따르면 팬택 주식 장외거래 기준가격은 현재 350원 내외다.
이에 비해 팬택서포터즈 사이트(www.sky2012.com)에서 거래가격은 550원이다. 기존 업체 대비 57.14% 높은 값이다. 팬택 주식 액면가 500원에 비해서도 10.00% 비싸다.
팬택서포터즈 관계자는 "기존 장외주식 거래업체에서 명시한 기준가격으로 팬택 주식을 매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기관 쪽 물량을 확보해 오전에 입금하면 오후에 주식을 계좌로 넘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팬택 주식을 재상장하는 시기는 확실하지 않지만 2012년 상반기 안에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팬택서포터즈 사이트를 보면 이곳에 가입할 경우 소개 장려금을 지급해 팬택 주식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가입은 팬택 주식을 1000주 이상 매수해야 가능하다. 이후 이메일 소개를 통해 다른 투자자가 팬택 주식을 사도록 하면 장려금을 준다는 것이다.
이 이메일은 2009년 10월 재상장한 진로를 예로 들면서 지금 팬택을 매수하면 100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팬택서포터즈 관계자는 "만약 A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통해 B가 팬택 주식을 샀다면 A는 1주당 20~30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팬택서포터즈 사이트 공지사항을 보면 이런 내용을 담은 메일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개별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팬택 본사와 팬택서포터즈는 서로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서포터즈에서 실제 거래되는 주식은 많지 않다고 들었다"며 "홍보를 통한 주가 부양이 목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팬택서포터즈는 예전에도 재상장 시기를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홍보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며 "팬택은 2009년 큐리텔 합병에 따른 정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재상장 논의도 이를 마무리한 뒤에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팬택서포터즈는 금융투자업자에 한해 투자광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홈페이지 문구는 불특정다수에 대한 불법 투자광고 소지가 있고 이메일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투자권유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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