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르게이 울라토브 세계은행(WB) 상임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로머니 포럼에서 "러시아 정부의 재정지출에 변화가 없는 한 오는 2030년이면 채무가 지금의 그리스처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신중한 거시경제 정책이 아니라 (급등세에 있는) 원유가격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도 리스크를 감지하고 있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요전날 재정을 안정시키고, 경제 운용에 있어 정부의 온정주의를 피하려면 연간 재정지출 증가율을 4%로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널뛰기하고 있는 국제 유가다. 세르게이는 유가가 배럴당 평균 115달러 선이 돼야 그나마 올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0.5%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전략비축유를 방출키로 하자 국제 유가는 4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러시아 벤치마크인 우랄산 원유는 올 들어 배럴당 평균 108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이날은 105.83달러로 5.2% 떨어졌다.
울라토브는 "유가가 지금의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115달러 선에 머물어도 2015년이면 러시아는 연금펀드의 재정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년 월드컵을 위해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벌여야 하는 데 따른 추가적인 예산 부담도 크다고 지적했다.
울라토브는 또 "러시아는 당장을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지만,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래가겠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러시아 재정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계은행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공공부채가 적고, 외환 보유액이 5200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재정 지속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다만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원유 수출분을 뺀 재정적자 규모는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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