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이 부채한도를 늘리는 데 실패하면 신용등급 강등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뒤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진 회견에서 공화당을 향해 "자기 할 일은 해야 한다. 1주일 협상하고 또 1주일은 아무 일 안하고, 이제 와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며 "난 내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는 공화당과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공전하자 지난 27일부터 직접 공화당 리더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의 공세를 두고 그동안 냉철하고 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었던 오바마로서는 대단히 '전투적인 모드'라고 보도했다.
오바마가 이처럼 공세를 취한 것은 오는 8월2일까지 부채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디폴트를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지금껏 협상을 주도해오며 지출 과대인 정부의 재정구조를 고치기 위해 여러가지 해법을 제시했다"며 "대통령은 토론에서 도망친 탈영병이었다"고 비난했다.
WP는 칼럼에서 오바마가 이날 회견에 나선 것은 사실상 협상이 결렬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겉돌자 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평사들은 부채한도가 늘어나지 않으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깎아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 챔버스 S&P 국가신용등급 위원회 의장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통화에서 "부채한도가 인상될 것으로 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미국에 'AAA' 등급을 부여할 수는 없다"며 "미 정치권이 부채상한 인상에 실패해 미국이 일시적인 디폴트 상황에 처하면 최하위인 'D' 등급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디스도 같은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AAA)을 세 단계 아래인 'Aa'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파생상품시장에서는 미 국채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다. 마킷그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전날 51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16일 미국의 공공부채가 상한인 14조3000억 달러에 도달했을 때만 해도 24b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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