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한미FTA 비준안 심의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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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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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 재무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에 대한 ‘모의 축조심의(Mock markup)’ 절차를 개시키로 했으나 공화당의 ‘보이콧’으로 회의가 무산됐다.

 공화당은 이날 회의에 앞서 무역조정지원(TAA) 연장 문제를 FTA 비준동의안과 연계할 경우 심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회의장 입장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맥스 보커스(몬태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공화당의 일방적인 회의 거부를 비난하는 것으로 이날 회의는 약 30분만에 종료됐다.

 이 자리에서 보커스 위원장은 “오늘 모의 축조심의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의회는 이제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무역협정 비준동의에서 더 멀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내일(7월 1일)부터 한국과 유럽연합(EU)의 FTA가 발효되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회의를 거부한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강한 어조로 공화당을 비판했다.

 존 케리(매사추세츠) 의원도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독립기념일 휴회를 반납한 오늘 공화당은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며 회의를 거부했다”면서 “그들은 원하는 것은 오로지 대통령을 공격하고 경제를 제자리에 멈추게 함으로써 내년 대선을 노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 없는 의원들은 그동안 정부를 겨냥해 FTA 이행법안 처리를 지연시킨다고 비난했던 당사자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회의장 입장을 거부한 공화당 재무위원들은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했다.

 오린 해치(유타) 재무위 간사는 “오바마 대통령은 상황을 잘 알면서도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건 대통령이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바마 정부가 독립기념일 휴회를 목전에 두고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이는 무책임한 것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해치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재무위원들은 앞서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TAA 연장 문제를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런 시도는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상원 의원들의 토론 기회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행정부 실무자와 의회 보좌관이 진행하는 ‘실무협의’의 다음 단계인 모의 축조심의는 법안이 실제로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들이 법안 내용을 심의, 수정하는 것으로 표결 이전 마지막 의회 협상이라는 점에서 이날 회의가 개시될 경우 비준 절차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한덕수 주미대사도 이날 심의를 지켜보기 위해 상원 재무위 회의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TAA 연장 문제를 둘러싼 충돌로 인해 이날 심의가 무산됨에 따라 향후 이행법안 처리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28일 한·미 FTA 비준의 걸림돌이었던 TAA 제도 연장 문제에 대해 의회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한·미 FTA와 TAA 연장 문제 연계에 반발해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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