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 여건이 당시보다 더 악화된 만큼 버냉키가 이번에도 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특히 3차 양적완화 가능성에 국제 금융시장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버냉키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연준은 지난 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 제로(0)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을 뿐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추가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 카드를 또 쓰기에는 최근 더 커진 인플레이션 압력이 부담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난 1·2차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푼 2조7800억 달러를 회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준이 보유한 단기 채권을 장기로 바꿔 장기 부채에 대한 정부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남아 있는 카드로 지적되고 있다.
은행들이 연준에 준비고 이상으로 비축한 예금(초과지불준비금)에 대한 금리를 0.25%포인트 가량 내려 은행들을 상대로 대출을 장려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버냉키가 이번 연설에서는 구체적인 대책을 특정하기보다 추가 부양 기조를 확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가 구체적인 부양책을 쓰겠다고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는 '필요하면 쓸 수 있다'는 식으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옵션들을 나열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각국 정책당국은 부채를 줄이고, 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 대책을 필요로 하지만 구미에 맞춰 쉽게 쓸 수 있는 대책은 이제 바닥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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