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41·SK텔레콤) 프로가 미국PGA투어 시즌 결산 무대인 플레이오프에서 일을 낼 준비를 마쳤다. 플레이오프는 지난주 윈덤챔피언십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랭커들만 출전하는 4개 대회(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챔피언십, BMW챔피언십, 투어챔피언십)를 말한다. 각 대회는 800만달러씩의 상금(우승상금은 135만달러)이 걸려 있으며 ‘125명-100명-70명-30명’으로 갈수록 출전선수가 제한된다. 투어챔피언십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산출된 ‘페덱스컵’ 랭킹 1위에게는 상금 외에 1000만달러(약 108억원)의 보너스가 돌아간다. 플레이오프는 9월 한달동안 세계 톱랭커들이 벌이는 ‘돈 잔치’인 셈.
최경주는 올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덕분에 페덱스컵 랭킹 7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변이 없는 한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까지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는 25일 밤(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의 플레인필드CC에서 시작된다. 최경주는 밤 9시10분 ‘왼손잡이’ 부바 왓슨, ‘베테랑’ 데이비드 톰스(이상 미국)와 함께 첫 샷을 날린다. 그는 1라운드 직전 전화통화에서 “가늠자를 1에서 10으로 둔다면 현재 컨디션은 8정도로 좋은 편이다. 시즌 마무리를 잘 해서 가을 한국에서 팬들과 기분좋게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캐디도, 클럽(3번 아이언 대신 21도 하이브리드 넣음)도, 대회에 임하는 자세도 예전 그대로 익숙하다. 첫 날 동반자인 왓슨과 톰스는 페덱스컵 랭킹 8, 9위로 최경주 바로 밑이다. 만만치 않은 상대이나 늘상 부딪치는 일이어서 개의치 않는다. 장타자 왓슨과는 2주전 USPGA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했다. 당시 왓슨이 69타, 최경주가 72타를 쳤다. 톰스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최경주와 연장전을 벌인 끝에 쇼트 퍼트 미스로 2위에 그친 선수. 톰스가 오히려 최경주를 견제하려고 신경쓸 것으로 전망된다. 톰스는 “짐 퓨릭은 지난해 40세, 비제이 싱은 2008년 45세의 나이로 페덱스컵 우승을 차지하며 1000만달러를 가져갔다”며 “44세인 나에게도 기회는 있다”며 별렀다.
100억원대의 보너스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에 초점에 맞춰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페덱스컵 랭킹 2위이자 세계랭킹 3위인 스티브 스트리커(44· 미국)를 주목한다. 스트리커는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4개 대회에서 한 번도 탈락하지 않고 16라운드를 치른 유일한 선수다. 그래서 ‘미스터 가을’(Mr.September)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페덱스컵 역대 우승자 네 명 중 40대가 두 명인 것을 볼 때 그는 최경주, 필 미켈슨(41), 톰스, 퓨릭 등 또래 선수들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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