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리비아 대사관은 이날 아침(현지시간) 카다피 정부가 사용해온 녹색 국기 대신 반군측의 국기인 적색-흑색-녹색의 3색기를 내걸었다.
반군 측의 3색기는 1969년 카다피가 이끄는 군부 쿠테타로 쫓겨난 리비아 국왕 아드리스 1세(1951년~1969년 집권) 치하에서 사용되던 국기다.
이날 모스크바 대사관 주변에 모인 유학생 등 리비아 교민들은 3색기가 게양되자 “새로운 리비아를 위하여! 자유와 민주주의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환영했다.
알리 아부 바크르 주러 리비아 대사는 “우리는 새로운 리비아, 민주주의와 자유를 건설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우리는 (반군 대표 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 편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사관 직원들은 리비아 전체 국민의 견해를 반영한다며 국기 교체 결정이 이미 일주일 전에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주러 리비아 대사관은 지난 25일 카다피 정권의 국기인 녹색기를 내린 이후 아무런 국기도 내걸지 않았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에 앞서 체코, 필리핀, 멕시코 등의 리비아 대사관에서도 반군의 3색기가 게양됐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한 반군이 카다피 지지 세력에 대한 마지막 진압 공세를 펴고 있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반군을 대표하는 국가과도위원회(NTC)를 리비아의 합법적 통치 기구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30여개국은 이미 카다피 정부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모스크바 주재 리비아 대사관이 오늘부터 새로운 국기 아래 업무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통보해왔다며 러시아는 리비아 대사관 측과 정상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양국간 접촉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반군 대표기구인 NTC를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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