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길 교통사고 운전자 면책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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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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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길에서는 보행자가 무단횡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교통법규에 따라 운전했어도 인명 사고가 났다면 운전자 책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여훈구 부장판사)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다 리어카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이모(43)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신호에 따라 적법하게 좌회전을 했다고 해도, 리어카를 급한 속도로 몰아 차도 안쪽으로 들어온 피해자가 도로교통법규를 제대로 지킬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
혔다.

재판부는 “‘신뢰의 원칙’에 따르면 교통사고에서 피해자나 제3자가 법규를 어기는 등의 이상 행동이 있었을 때, (사전에) 이런 행동이 없으리라 생각할 법한 경우에는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은 운전자의 책임이 부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규모가 작은데다 주택가와 학교 인근이어서 통행하는 사람들이 많고, 보행자의 무단횡단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보여 이 원칙의 적용이 배제된다”며 “우측 전조등 바로 뒤쪽에 피해자를 부딪친 것으로 보아 전방 주시의무를 다했다면 충분히 피해자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2009년 9월14일 자신의 승용차로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 앞 편도 1차로를 지나 좌회전을 하며 교차로에 진입하다가 리어카를 몰던 피해자 A씨의 배 부위를 차 앞부분으로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난 A씨를 찾아 병원에서 진찰받게 했지만 A씨는 수차례 수술 끝에 6개월 뒤 숨졌다.

1심에서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씨는 “사고당시 적법하게 좌회전했으며, 피해자의 사망과 교통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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